홍콩 시위대의 '반나절 천하'와 캐리 람의 '반격'

장기현 / 기사승인 : 2019-07-02 21: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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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대대적 사법처리 예고…"中 개입 명분 줄 것" 우려도

홍콩에서 청년층이 주축이 된 강경 시위대가 2일 새벽 입법회 강제 진입·점거라는 극단적 행동에 나섰지만 반나절 만에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캐리 람 행정장관과 중국의 개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지난 1일(현지시간) 홍콩 입법회를 장악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대가 벽에 걸린 홍콩 엠블럼을 검은색 스프레이로 훼손한 후 과거 영국령 시절의 홍콩 깃발을 펼치고 있다. [AP 뉴시스]


람 장관은 이날 새벽 4시(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입법회 건물에 몰려가 극단적인 폭력과 파괴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우리는 엄중하게 비난해야 한다"며 "홍콩에서 법에 의한 통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홍콩 정부는 입법회를 점거한 시위대를 색출해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향후 경찰이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과격 시위는 시민들의 대규모 저항에 밀려 송환법 추진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큰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람 장관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시위로 인해 중국이 홍콩에 대한 직접 개입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홍콩의 위기가 심화한다면 중국의 지도자들이 30년 전 톈안먼 광장에서 발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폭력에 의존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홍콩 강경 시위를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 홍콩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폭력 사건에 경악하고 분노한다"며 "이를 규탄하는 한편 홍콩 특별행정구가 심각한 위법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고 홍콩에 강경 대처를 주문했다.

현지 언론들이 공개한 현장 사진과 영상을 보면, 시위대는 전날 입법회 유리창을 깨고 건물에 진입해 폐쇄회로(CC)TV, 역대 의장 초상, 의사당의 홍콩 상징물 등을 훼손했다. 또 입법회 건물 곳곳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정치 구호와 함께 각종 낙서를 남기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는 전날 오후 9시께 입법회 내부로 진입해 의사당을 점거했다. 시위대는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들이 접근하기 시작하자 밖으로 빠져나갔고, 의사당 점거 다음날인 2일 오전 2시 30분께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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