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키코 '불완전판매'에 20~30% 배상권고 전망

류순열 / 기사승인 : 2019-06-30 14: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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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9일 분쟁조정위 열어 배상 권고안 의결
"유사 사안 150건 대기중"…은행들,조정안 거부할 듯
▲  이르면 7월9일 금감원의 키코 분쟁조정안이 나올 전망이다. 은행들에게 피해기업 배상을 권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들이 수용할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키코 피해기업 공대위 회원의 시위 장면. [뉴시스]


금융감독원이 7월중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건에 대한 분쟁조정안을 낸다. 은행들의 키코 판매를 불완전판매로 규정하고 피해액의 20~30%를 배상하라는 권고안을 내는 방안이 유력한 것이란 전망이다.


은행들은 권고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10년의 키코 분쟁'이 이 번에 종지부를 찍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7월 9일, 늦으면 16일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키코 사태 재조사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취임 직후 키코 사건 재조

사에 착수한 지 1년 만이다.


이번 분쟁조정 대상은 일성하이스코와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 4개 업체로, 피해금액이 총 15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키코 때문에 30억~800억원의 피해를 봤지만 앞서 분쟁조정이나 소송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 이번에 금감원의 분쟁조정 대상이 됐다.


키코는 2005~2008년 은행이 주로 중소기업에 판매한 환위험 헤지(hedge·회피) 상품이다. 상한,하한을 정해놓고 환율이 이 구간에서 움직이면 약정환율을 적용하는 대신 하한 이하로 떨어지면 계약을 무효로 하고 상한 이상으로 올라가면 기업에서 2∼3배의 콜금액을 회수하는 구조였다.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위험성이 너무 큰 투기상품이었는데, 은행들은 이런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내재했던 위험성이 현실화한 게 키코 사태였다. 견실한 기업마저 환차손으로 도산할 만큼 피해가 막대했다. 730여 기업에서 3조30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피해기업 상당수는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대법원이 2013년에 판결을 내려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키코 계약의 불공정성이나 사기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단지 상품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 하지 않은 것(불완전판매)은 문제라고 판단했다. 사실상 은행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재조사 과정에서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부분, 즉 불완전판매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는 이번에 제시할 분쟁조정안이 불완전판매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이에 대한 배상책임을 권고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이 상품 위험성을 어떻게 고지했느냐는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4개 기업별로 과실비율도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안팎에선 피해기업 손실의 20~30%를 은행에 배상토록 권고하는 분쟁조정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은행의 불완전판매 책임이 큰 경우 배상비율이 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 경우 은행들이 부담할 배상액은 300억~450억 원 가량이 된다.


은행들은 난색이다. 기본적으로 손해배상 소멸시효(손해 발생일로부터 10년)가 완성된 상태이므로 은행이 분쟁조정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고, 피해기업들이 이후 소송을 걸어도 승산은 희박하다.

은행들은 이번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4개 기업처럼 앞서 분쟁조정이나 소송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기업이 150개(피해금액 2000억~4000억 원 추산)에 달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키코와 유사한 상품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될 경우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늘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감독당국과의 관계를 감안해 일정 선에서 타협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U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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