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요즘 재밌게 보는 드라마 3편 검블유‧보좌관‧모던패밀리

홍종선 / 기사승인 : 2019-06-24 10: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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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을 즐겁게 하는 드라마 세 편
멜로도 되는 '검블유', 멜로 없어도 되는 '보좌관'
'모던 패밀리', 자꾸 손이 가는 새우깡 같은 드라마

요즘 즐거움을 넘어 행복을 주는 드라마가 세 편 있다.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을 설레게 하는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묵직한 만족감을 주는 JTBC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시간만 나면 틈틈이 보는 넷플릭스 '모던 패밀리'이다.


▲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포스터 [tvN 제공]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말 그대로 인터넷으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현대인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시대의 공룡으로 자라버린 포털사이트 업체를 배경으로 검색어 조작, 실시간 검색어가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검색어 뒤에 숨은 권력과 금력의 파워 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 포털 관련 다양한 아젠다 세팅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배우 임수정과 장기용을 통해 '멜로도 된다'를 과시하고 있다. 임수정, 전혜진, 이다희, 예수정을 비롯해 유독 많은 여성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경쟁과 공존, 배신과 지배를 통해 워킹 워먼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주고 있다.


▲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캐릭터 포스터 모음 [JTBC 제공]

'보좌관'은 국회에서 일하는 보좌관, 비서관, 비서, 인턴 직원이 주인공이다. 국회의원의 그림자로 살아 잘 보이지 않지만 국회와 이 나라 정치를 넘어 '실질적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대한민국 정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숨 가쁜 사건과 모략을 속도감 있게 추적하고 있다. 이정재와 신민아라는 대형 스타배우를 기용하고도 '멜로 없어도 된다'를 입증하듯 다양한 정치적 위기, 그것을 헤쳐 나가는 보좌관들의 대응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정치드라마를 일구고 있다.

김갑수, 김홍파, 정진영, 신민아가 국회의원을 맡아 정치 9단부터 신인까지의 행보를 보여 주며 드라마의 기본 사건을 만든다. 이정재, 이멜리야, 김동준, 정웅인, 임원희, 이철민, 전승빈, 도은비, 전진기 등의 배우들이 보좌진을 맡아 국회의원을 보필하는데, 온갖 지략과 모사를 동원해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전개 시키는가 하면 각기 다른 개성의 다양한 군상을 통해 웃음을 책임진다. 기본적으로는 국회의원 별로, 때로는 여당과 야당 또는 입법 사법 행정의 3부로 나뉘어 대립하고 화합하는 모습이 흡사 전쟁을 방불케 해 소설 '삼국지'를 드라마로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현재까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6회,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4회까지 방송됐으므로 아직 본 적 없는 시청자도 따라붙기에 충분하다.


▲ 드라마 '모던 패밀리' 포스터 [미국방송 ABC 제공]


미국드라마 '모던 패밀리'(modern family)는 2009년 시작돼 10년 동안 시즌 10까지 나올 만큼 인기드라마다. 당초 시즌 9와 함께 10편의 제작이 함께 발표됐고 그것이 마지막이라고 했었으나, 시즌 10이 방송을 시작하며 시즌 11이 최종이 될 것이라고 변경됐다. 뜨거운 인기를 방증하는 시즌 연장이다.

'모던 패밀리'는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에미상 코미디부문 작품상을 5번 수상했다거나 필 역의 타이 버렐, 캠 역의 에릭 스톤 스트리트, 클레어 역의 줄리 보웬이 코미디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차례 탔다는 식으로 홍보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다. 일단 시작만 하면 멈출 수 없는 '자꾸 손이 가는 새우깡 같은' 드라마다. 시즌 1~6까지 24화씩, 시즌 7~9까지 22화씩, 총 210편이 넷플릭스에 수록돼 있음에도 편당 20여분짜리 드라마를 깔깔거리며 시청하다 보면 210편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쉬워질 만큼 재미있다.

드라마에는 세 가족이 등장한다. (1)옷장 사업을 하는 부유한 백인 '카우보이형' 제이와 그가 재혼한 콜럼비아 출신의 육감적이고 감성적인 아내 글로리아, 그리고 글로리아와 전 남편 소생으로 어른보다 어른 같은 소년 매니, 부부가 낳은 늦둥이 조.(혹자는 여기에 제이가 사랑해마지 않는 애완견 스텔라까지 포함시킨다)  (2)제이의 딸로 온 집안을 휘어잡는 현모양처 클레어와 다소 모자라지만 따뜻한 품성으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남편 필, 패션과 사진에 능한 장녀 헤일리와 해리포터 '헤르미온느'를 연상시키는 모범생 차녀 알렉스 그리고 많이 모자란 듯 보이지만 호기심이 많고 영화 제작을 좋아하는 막내아들 루크.  (3)제이의 아들로 마초 아버지 눈치를 보느라 커밍아웃이 늦었던 변호사 미첼, 광대학교를 나와 알렉스 매니 루크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풋볼코치가 된 동성 남편 캠, 그리고 베트남에서 입양한 딸로 깜찍한 외모에 독설이 빛나는 릴리.

세 가족은 인근에 살며 마치 근대의 3대 대가족이 한집에 살며 충동하고 화해하며 사랑을 다져나가듯 그렇게 살아간다. 이혼과 재혼 가정, 다문화 가정, 다둥이 가정, 동성 가정, 외벌이 가정, 맞벌이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만한 요소들이 포진해 있다. 형식적 구성만이 아니다. 어느 집에서나 일어날 법한 소소한 일상과 소동, 갈등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타인과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파한다.

'모던 패밀리'는 코미디 드라마다. 웃음 제조 방식은 캐릭터를 통한 코미디, 상황이 쌓이고 쌓여 터지는 웃음, 두 가지를 겸비하고 있다. 짧은 2시간짜리 영화라면 둘 중 하나의 노선을 선택해야 효과적이다. 하지만 '모던 패밀리'는 무려 10년을 지속하다 보니 자연스레 인물별로 캐릭터가 굳어져 웃음 포인트가 형성됐다. 또 10년의 세월 속에 특히 미취학 아동이었던 자녀들이 고등학생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다 보니 마치 실존하는 가족의 다큐멘터리처럼 다가와 '진짜 같은 느낌, 박진감'이 웃음을 키우고, 이전에 방송된 스토리가 이후의 에피소드에 전사(前史)로 쌓여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모든 웃음의 바탕에는 배우들의 호연이 있다. 시즌9를 기준으로 아직 어린 대사가 없는 조를 포함해 12명의 가족 구성원 누구도 사랑스럽지 않은 인물이 없다. 현실감 넘치게 억척스러운 엄마 클레어부터 엄마가 한국계 입양 미국인인 어린이배우 오브리 앤더슨에먼스가 연기하는 릴리까지, 백발이 성성한 나이지만 워커홀릭 남편에서 자상한 아버지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제이(에드 오닐 분)부터 실제론 멘사에 들 만큼 수재인 놀란 굴드가 연기하는 어리보기 루크까지. 서로 달라서 매력이 넘치는 인물들, 좌충우돌 가족의 엉뚱한 이야기를 현실의 드라마로 만드는 주인공들이다.


수·목에 '검블유', 금·토에 '보좌관', 요일 없이 '모던 패밀리'. 점점 뜨거워지는 여름밤, 시원하게 웃으며 정주행해 보는 건 어떨까.


U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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