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대기귀순'…부실 해상경계 도마에

장기현 / 기사승인 : 2019-06-19 11: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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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상서 일출까지 대기…軍 '파도 반사파' 착각
2명 귀순·2명 송환…국정원 주관 합동조사 진행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엄정하게 책임 묻겠다"

지난 15일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선박이 동해상에서 일출까지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4년 전 북한군 병사가 비무장지대(DMZ)에서 날이 밝길 기다렸다가 아무런 제지 없이 넘어온 일명 '대기귀순'이 또 발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지난 15일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선박이 동해상에서 엔진을 끄고 날이 새길 기다렸다가 해안으로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1일 속초 동북방 약 161㎞, 북방한계선(NLL) 이남 약 5㎞ 부근 해상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인 북한 어선 1척을 발견한 우리 해군함정. [합동참모본부 제공]


1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북한 선박은 지난 15일 야간에 삼척항 인근에서 엔진을 끄고 날이 새길 기다렸다가, 동해 일출이 시작되자 엔진을 켜서 해안 쪽으로 이동해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박이 야간에 먼바다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에 들어가는 순간, 군의 해안감시레이더에 미세하게 포착됐다. 하지만 당시 레이더 감시요원들은 포착된 표적이 정지되어 있자 이를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일출 시간을 기다렸다 이동한 것은 야간에 해안으로 진입할 경우 군의 대응 사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선박은 엔진 고장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하게 삼척항으로 진입한 것으로 미뤄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 선박의 삼척항 진입은 2015년 북한군 병사가 귀순할 때 DMZ에서 날이 밝길 기다렸던 '대기 귀순'과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북한군 귀순자는 야밤에 북한 측 철책을 통과해 우리 군 GP(비무장지대 소초) 인근 언덕까지 접근한 뒤,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귀순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 선원 4명 중 귀순 의사를 밝힌 2명은 한국에 남았고, 나머지 2명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귀환했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국가정보원 주관으로 북한 선박의 삼척항 진입 과정과 귀순자의 신원 확인 등에 대한 합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북한 선박이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까지 진입한 것에 대해 "100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 경계작전에 실패했다면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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