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마트, 엇갈린 성적표…정용진vs정유경 승계구도 변수될까?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06-18 19: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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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정용진 '마이너스의 손' 손대는 사업마다 적자…비등기이사로 책임회피"
정유경의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승승장구
정용진의 이마트, 이마트24, 노브랜드 등 연일 잡음…정유경과 대조

신세계그룹의 마트와 백화점 부문 실적 희비가 교차하며 오너 일가의 승계 구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마트는 사상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으로 신세계백화점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백화점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4조5854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1.6% 감소해 743억 원에 그쳤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5% 오른 1조516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 줄어든 1097억 원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이마트의 3분의 1 수준임에도 더 높은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신세계 제공]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자회사들의 잡음도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이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꼽았던 편의점인 이마트24는 올해 1분기 점포가 총 3878개까지 늘어났으나, 93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마트24 측은 점포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점포가 6000개를 넘어서면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리한 점포 확장 과정에서 점주들과의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24 가맹점주 6명은 서울시 성동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마트24 본사가 예상 매출을 과장해 인생이 파멸했다"며 "적자가 지속돼 폐업하려고 했더니 본사는 수천만 원의 위약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예상 매출을 부풀린 적은 없다"며 "점주들과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숫자가 이미 포화 상태인데 이마트24가 점포를 늘리려다 보니 안 좋은 상권에도 출점을 하고 있다"며 "이마트24는 6000개가 손익분기점이라고 하지만, 과거에도 3000개에서 4000개, 5000개로 기준점을 바꿨던 만큼 추후 7000개로 또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이마트24 가맹점주들이 서울시 성동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가맹점주 제공]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자회사 생수 업체 '제이원'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야심 차게 도전했던 생수 사업을 2년 반 만에 접은 것이다.

정 부회장은 제이원, 스무디킹코리아 등의 인수를 통해 신세계푸드를 종합식품회사로 도약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제이원은 대장균, 비소 검출 등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지난해 영업을 하지 못했고, 4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스무디킹코리아는 지난해 약 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스무디킹코리아는 올해 1분기에도 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정 부회장의 온라인 승부수로 주목받았던 SSG.COM 역시 성장세가 지지부진하다. SSG.COM은 올해 1분기 매출 1765억 원, 영업손실 93억 원을 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SSG.COM의 1~4월 성장률은 대략 10% 초중반 수준으로 온라인 시장 평균 성장률에 못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브랜드의 지역 상권 침탈 논란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국 13개 지역에서 모인 27개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은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24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 형태의 노브랜드 매장 즉각 철수를 촉구했다.

이들은 "유통 대기업 신세계 이마트의 탐욕은 대형마트부터 SSM, 상품공급점, 복합쇼핑몰에 이어 이제 노브랜드에 이르러 더 이상 자영업 시장은 물러설 곳도 없다"며 "노브랜드 출점 분쟁지역 중소상인 및 자영업자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국대책위를 구성해 신세계의 꼼수 출점에 대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동조합이 정용진 부회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마트노동조합 제공]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동조합은 지난 11일 정용진 부회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기완 마트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어렵다면서 배당 잔치를 벌이고, 경영 실패의 책임을 이마트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의 모습은 안하무인 재벌 체제의 민낯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마트지부 전수찬 위원장은 "이마트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정용진 부회장이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며 "그러나 비등기 임원으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마트24, 노브랜드 등 정용진 부회장이 추진하는 사업마다 실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는 이마트의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용진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지난해 보수로 149억 원을 받았고, 이익배당금은 전년 대비 63억 원이 오른 248억 원에 달한다"며 "반면 11대 재벌인 신세계 이마트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기본급은 82만 원 가량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의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1분기 매출 3659억 원, 영업이익 29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2%, 147.5% 증가한 수치다.

화장품 부문 매출이 46% 증가한 것이 주요했다. 화장품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1031억 원, 영업이익 2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 실적을 뛰어넘은 실적이다. 애경산업 화장품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897억 원, 영업이익 182억 원을 냈다.

일명 '정유경 화장품'으로 불리는 '비디비치'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이미 700억 원을 넘어서며, 목표로 삼았던 올해 매출 2000억 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 자주 베트남 호찌민 매장 전경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는 지난 15일 베트남 호찌민에 해외 첫 매장을 열었다. 연내 호찌민에 2호점도 오픈할 계획이다.

정 총괄사장은 2000년 이마트에서 론칭한 자체 브랜드 '자연주의'를 넘겨받아 2010년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옮긴 뒤 '자주'로 리뉴얼해 연 매출 2000억 원대로 성장시켰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직접 올리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는 정용진 부회장과 달리 정유경 총괄사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도 불린다. 이는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스타일과 유사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마트의 최근 실적 부진 원인을 오너의 경영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며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실적도 악화됐듯 오프라인 유통업황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실적을 오너 경영 승계 구도와 연결짓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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