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뇌물 혐의 기소·강간 혐의 제외…'절반의 단죄'

장기현 / 기사승인 : 2019-06-04 14: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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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천, 강간치상 등 혐의로 함께 기소
'청와대 외압 의혹' 곽상도·이중희 불기소
한상대·윤갑근 등 연루 의혹도 단서 못찾아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별장 성접대 동영상' 의혹이 제기된 지 6년 만에 성접대(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핵심 의혹인 성범죄(강간) 혐의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며 제외돼 '절반의 단죄'라는 평가가 나온다.

▲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의 여환섭 단장이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4일 김 전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성접대를 제공한 건설업자 윤중천(58) 씨를 강간치상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윤 씨로부터 3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롯해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03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사업가 최모 씨에게서 395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특히 2006년 겨울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윤 씨로부터 강원 원주 별장, 역삼동 오피스텔 등지에서 여성 이모 씨를 비롯한 여성들을 동원한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다만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은 폭행·협박을 동반한 성폭행 혐의와 그 고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해 제외됐다.

윤 씨는 이 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협박해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유력인사들과 성관계를 맺도록 하는 등 정동장애와 불면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윤 씨는 골프장 인허가를 받아준다며 부동산개발업체에서 14억8730만원을 챙기는 등 사기를 치거나 뜯어내려 한 액수가 44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사단은 2013년 김 전 차관을 수사하던 경찰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은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민정비서관(현 변호사)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

수사단은 이들이 경찰 수사 과정이나 인사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나 간섭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 내·외부의 부당한 개입이나 압력 등 직권남용 혐의의 수사 단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과거사위가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박모 전 차장검사에 대해서도 수사단은 수사에 착수할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사단은 이날 두 달여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후 수사단 규모를 축소해 김 전 차관과 윤 씨 관련 나머지 사건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재판에서의 공소 유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4일 오전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58) 씨를 구속기소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는 김 전 차관. [문재원 기자]


[일지] '김학의 사건' 언론보도에서 구속기소까지

◆ 2013년
△ 3월 14일 '성접대 동영상' 언론 보도
△ 3월 21일 김학의, 법무부 차관 사퇴
△ 11월 11일 성범죄 1차 수사 무혐의

◆ 2014년
△12월 31일 섬범죄 2차 수사 무혐의

◆ 2019년
△3월 23일 김학의, 출국 시도 및 금지
△3월 29일 '김학의 특별수사단' 구성
△5월 9일 김학의, 5년 만에 검찰 출석
△5월 16일 김학의, 뇌물 혐의로 구속
△5월 22일 윤중천, 구속영장 발부
△6월 4일 김학의·윤중천 구속기소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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