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검찰, 소설 같은 이야기 지어냈다"…혐의 부인

장기현 / 기사승인 : 2019-05-29 1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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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사찰"
박병대·고영한도 혐의 전면 부인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근거 없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왼쪽부터)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을 진행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들은 뒤 시작한 모두진술에서 "검찰이 말한 공소사실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것은 정말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모든 걸 부인하고 그에 앞서 공소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가가 쓴 법률 문서라기보다 소설가가 미숙한 법률 자문을 받아서 한 편의 소설을 쓴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라며 "법적 측면에서 허점과 결점이 너무 많다"고 비꼬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에 대해서도 "사찰이 있다면 이런 것이 사찰"이라며 "어떤 사람의 처벌 거리를 찾아내기 위한 수사는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법의 지배가 이뤄지는 나라가 될 것이냐, 아니면 무소불위의 검찰 공화국이 될 것이냐는 이번 재판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대 전 대법관도 "검찰 수사기록을 보니 많은 법관이 겁박을 당한 듯 보이고, 때로는 훈계와 질책을 받은 것 같아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조직 이기주의의 발상이라고 함부로 폄하해도 되는지 최소한만이라도 밝혀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도 "이 재판을 통해 그간 잘못 알려진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선입견을 걷어낸 상태에서 신중하고 냉철하게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이 법정에 나오자 두 전직 대법관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예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법정에 나온 것은 지난 2월 보석 심문 이후 92일 만이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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