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에 빠진 50대, 열정을 불태우다

이성봉 기자 / 기사승인 : 2019-06-07 23: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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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한 발레…실력과 마음은 프로
성인취미 발레단 스완스발레단, '지젤' 전막 공연 도전

취미로 발레를 즐기고 있는 성인들이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400개가 넘는 곳에서 이들을 위한 강습을 마련하고 참여자들은 취미를 넘어 정식 무대에 도전까지 하고 있다.


▲ 마포아트센터 상주단체인 와이즈발레단이 전문아마추어발레단인 스완스발레단을 창설해 매년 활동해 오고 있다.[김상선 기자]

마포아트센터 상주단체인 와이즈발레단(단장 김길용)은 2015년 아마추어 발레단인 '스완스발레단'을 창설해 매년 공연하고 있다. 이 같은 도전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넘치는 열정으로 프로발레단의 패기를 능가하고 있다.


▲ 와이즈발레단과 스완스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김길용단장은 어느 자리에서건 스완스발레단 이야기가 나오면 칭찬이 끝이 없다. 그만큼 단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단체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김상선 기자]

와이즈발레단과 함께 스완스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김길용 단장은 "스완스발레단은 발레에 관심 있는 성인들이 모인 단체로, 와이즈발레단의 큰 자산이다. 현재 단원은 20대부터 58세까지 아마추어 38명으로 매주 2회 연습을 하고, 연 20회 가량 공연도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단장은 이어 " 올 하반기에 '지젤' 전막 공연에 도전할 계획이다. 일부 단원은 전체 연습 외에 별도 레슨을 받는 등 모두 열정이 대단하다. 이달에는 성인취미발레축제인 '발레메이트 페스티벌'에도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 연말 고정 레퍼토리인 '호두까기 인형' 무대 게스트나 페스티벌 공연은 스완스발레단의 단골무대이다. 이번 11월에는 단독으로 '지젤' 전막공연에 도전한다. [와이즈발레단 제공]


최고참 단원인 정경숙(57) 씨는 "현재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발레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직업인 의사 일은 일주일에 이틀만 하고, 나머지는 발레에 전념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라고 자신의 현 상황을 설명했다.

▲ 정경숙 단원은 12년차 발레를 배우고 있는 단원으로 현재 가정의학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공식 일정은 2개 팀으로 나누어 주2회(월, 수/화, 목) 오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연습하는 것으로 짜여져 있다. 정 씨는 "공식 연습은 주2회지만, 개인적으로 매일 연습하고, 주말에는 배역에 따른 개별 안무 등을 트레이닝 받고, 발레단 활동뿐 아니라 별도 학원에서도 기본 훈련과 발레레슨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레 공연을 보는 것은 좋아했지만 실제로 직접 발레를 하게 될지는 몰랐다"면서 "딸이 고2였을 때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엄마로서 힘든 일에 도전해 딸을 격려해 주려고 발레에 입문했다.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일을 덜컥 시작한 것이었다"라고 46세에 처음 발레를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취미발레 12년차인 그녀는 3년 전 스완스발레단 창단 단원으로 함께 시작했다. 취미만으로 채워지지 않던 갈증을 스완스발레단 활동이 해결해줬다.


 ▲ 스완스발레단은 38명의 단원으로 연간 20여회 공연에 참여한다. 올해 하반기 올릴 '지젤'전막 공연은 취미발레를 하는 아마추어 발레단으로는 새로운 이정표이자 도전이다.[김상선 기자]


지난해 11월 스완스발레단이 '지젤' 전막 공연 계획을 세우고 단원들을 대상으로 배역 오디션을 실시했다. 정 씨는 "6년전 '지젤'을 보면서 릴리여왕인 미루타 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한 적이 있었다. 내심 욕심을 내고 있지만 2막에서 10분가량 혼자 춤을 춰야 하는 등 기술적으로나 체력이 많이 필요한 역이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루타 역에 도전해 배역을 맡게 되었다" 고 말했다.

발레를 하면서 여러 가지 변화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면서 "마라톤을 좋아하는 남편이 같이 뛰어보자고 해 연습하지 않고 참여한 하프마라톤에서 거뜬히 완주를 하기도 했다. 또 운동을 해야 높아지는 HDL 수치가 좋아졌고, 골다공증 검사도 20~30대 수준으로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 전업주부에서 전업 발레리나로 활동중인 이경미씨. 그녀는 긴 연휴가 가장 큰 적이라 말한다. 그래서 연휴 중에도 하루 이상은 쉬지 않는다. 어느듯 연습실로 출근해 몸 만들기에 여념없는 연습벌레가 되었다. [김상선  기자]


이처럼 정 씨는 발레단에서 후배 단원들의 롤모델이 되었다. 그를 이어 두번째 연장자로 이경미(51) 씨가 있다. 전업주부였던 이 씨는 이제 전업 발레리나로 활동하고 있다. 발레를 배운 지 8년째가 되는 그녀는 "2011년부터 발레를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했던 발레가 2014년부터는 지금처럼 전념하게 되었다. 2016년 성암아트홀에서 3개 학원의 연합 발표회를 마치고 갑자기 허탈해졌다. 그때 스완스발레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오디션을 거쳐 2017년부터 같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남에서 마포까지 먼 길을 오가고 있는 그녀는 "1년에 7개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있다. 연간 20회 정도 공연한다. 이번에 '지젤' 전막 공연에서는 주인공 '지젤' 역을 맡게 되었다. 2개 팀으로 나누어 1막과 2막에 두 명의 지젤이 참여하지만, 2회 공연을 할 예정이라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스완스발레단의 주활동은 매번 준비하는 공연의 작품 안무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인 연습은 따로 시간을 내어 해야 할 정도로 연습 강도가 높다. [김상선 기자]

자신들은 취미로 하지만 관객은 돈을 내고 오기에 자신들의 공연을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해 발레 연습에 열중한다. 이들은 하루 이상 쉬지 않고 연휴에도 연습실로 향한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들 두명은 지난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그까지 가서 김기민이 연기하는 마린스키 발레단 공연도 보고 발레 클래스에도 참가하는 등 열성과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열심히 하는 두 사람 덕분에 연습실은 아이 키우는 엄마, 직장 다니며 발레를 배우는 20대까지 덩달아 열기로 가득 채운다. 스완스발레단 연습실은 오늘도 늦은 밤까지 불이 환하게 밝다.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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