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 통신대란이 주는 교훈

김들풀 / 기사승인 : 2018-12-06 21: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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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육성은 헛구호…기반 기술 모두 마비
4G 시대보다 초연결 5G 사물인터넷 환경에서는 지금보다 위험 높아
▲ KT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KT관계자들이 광케이블 및 회선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 화재로 이 일대가 대혼란을 겪었다. 이번 통신구 화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통신이 마비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를 웅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에 915개의 통신구 중 하나에 화재가 일어났다. 그런데도 지난 일주일 동안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통신 없이는 우리가 매일 같이 부르짖는 4차산업혁명 육성은 헛구호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통신이 일시에 마비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이번에 70대 노인이 휴대전화가 불통되는 바람에 119를 부르지 못해 뒤늦게 병원에 가야 했다. 병원은 병원대로 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허둥댔다.

말만 하면 다 된다는 음성인식 스피커 ‘기가 지니’는 졸지에 벙어리가 됐다. 전화를 대신 걸어줄 수도 없다. 멀지않은 미래에 무인자동차가 달린다고 한다. 하지만 통신이 끊기면 달리던 노선을 이탈할 게 뻔하다. 차 속에 있던 승객들은 어찌 될 것이며, 주변에 있던 무고한 시민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망가진 통신시설을 복구하고 있는 모습 [정병혁 기자]

인공지능이라고 말하는 기술도 알고 보면 ICT(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를 비롯해 커넥티드카,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VR·AR, 원격 조종 로봇, 원격 수술 등 4차산업혁명 주요 기반 기술들이 모두 통신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

현대 경제의 모든 산업이 통신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특히 산업에 있어 통신 인프라는 국가 경쟁력 1순위로 꼽힌다. 촘촘하게 깔린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는 역동하는 디지털경제의 핵심이다.

KT뿐만 아니라 각 이통사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5G는 이러한 거의 모든 혁신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백본(backbone)이자 핵심 인프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와 글로벌 기업이 서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G 시대에는 사물인터넷을 통한 이제까지 본 적 없는 다양한 제품, 다양한 이용방식이 개발되어 쏟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통신 대란이 일어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5G망은 LTE의 폐쇄적 구조와 달리 분산 구조 개방형으로 설계된다. 주파수 대역을 쪼개 여러 분야에 분산 적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능이 구현된다.

예를 들어 하나의 망을 가상으로 자율주행 전용망, 가상현실 전용망 등으로 나눠 각 서비스에 맞춰 전송한다. 이 기능은 기지국 단위에서도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만약 통신이 두절된다면 기존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게다가 5G망은 자율주행차나 의료 분야 등 사고 위험성이 큰 분야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그 중요성은 더 떠오를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같은 제한적인 통신 장비만 쓰던 4G 시대보다 항상 인터넷에 접속돼 있는 5G의 사물인터넷(IoT) 환경에서는 지금보다 그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이번 기회에 기간 통신망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재난은 통신의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으로 무선통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새롭게 정의되면서 통신 기술의 진보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재난은 항상 통신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우리 역시 이번 KT 통신 재난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보통신 강국 대한민국을 새롭게 써야 할 시점이다.

U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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