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불러온 나비효과 '한국어 열풍'

오다인 기자 / 기사승인 : 2018-11-06 10: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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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팬들, 마음 전하려 한국어 공부…독학부터 유학까지
10여년 전부터 불고 있는 한류로 유학생 2배로 늘어

▲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태형(방탄소년단 멤버 '뷔'의 본명) 오빠 너무너무너무 보고싶어서 왔어요. 저는 요즘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요. 힘들지만 재미있어요."(닉네임 Po**)

"저는 대만팬이에요. 한국어 잘 못해요. 근데 내 기분 꼭 알려주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요."(닉네임 Aj**)

"당신은 사람들을 웃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사랑해요, 오빠. 내가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아서 (잘못된) 문법을 용서해주십시오."(닉네임 이**) 

 

▲ 방탄소년단이 2017년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공연하고 있는 모습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페이스북]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한국어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팬카페에는 방탄소년단에게 마음을 전하려는 외국 팬들이 한국어를 공부해 쓴 편지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서툴지만 열심히 쓴 흔적이 역력하다.

방탄소년단은 RM(김남준), 슈가(민윤기), 진(김석진), 제이홉(정호석), 지민(박지민), 뷔(김태형), 정국(전정국) 등 7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2013년 데뷔한 이래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한국 가수로서 유례없는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이 얻고 있는 전무후무한 인기는 이들의 노래 가사 대부분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더욱 돋보인다.

지난 8월 미국 대중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은 'K팝은 어떻게 세계를 장악했나' 기사에서 "원더걸스나 소녀시대 같은 그룹이 세계 무대에 어필하려고 영어 버전으로 노래를 녹음했다면 방탄소년단은 그저 계속해서 한국어로 노래했다"고 서술했다.

방탄소년단 외국 팬들은 지난 10월9일 한글날을 맞아 직접 한국어로 쓴 노랫말을 SNS에 게시했다. 한 외국 팬(트위터 @ms**)은 "방탄소년단은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한국어를 배우도록 영감을 줬다"고 썼다. 

 

▲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이 열린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한 그룹 방탄소년단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맨 앞은 제이홉(정호석). 왼쪽부터 슈가(민윤기), 뷔(김태형), 진(김석진), RM(김남준), 지민(박지민), 정국(전정국) [뉴시스]


한류·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 24일 청와대로부터 화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훈장 수여를 의결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으로 부르는 등 한류와 한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훈장 대상자는 15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공적을 쌓아야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경우 공적 기간이 길지 않음에도 한류 확산에 대한 특별 공적을 인정해 수여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평균 나이 23.7세인 방탄소년단은 역대 훈장 수상자 중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훈장 수여를 결정하는 심사위원들은 공적기간과 함께 활동 실적, 산업 기여도, 사회 공헌도, 국민 평판 등 해당 분야 업적을 두루 평가한다. 만장일치를 이루면 수여가 최종 결정된다.

한국어 열풍과 유학…10년간 한류 쌓인 결과

방탄소년단 팬카페에는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는 팬들의 글도 더러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한국어 열풍은 10여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 불어닥친 한류 바람이 이어지고 쌓인 결과로 분석된다.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에 재학 중인 타모(24)씨는 러시아에 분 한류 바람 속에서 한국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돼 한국 유학을 결정했다.

"저나 주변 친구들을 봐도 오로지 방탄소년단이나 특정 연예인 때문에 한국으로 유학을 오진 않는 것 같아요. 등록금과 생활비도 만만찮으니까요. 하지만 K팝과 한국 드라마로 인해 처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분명해요."

타모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이 왜 한국 유학을 결정하게 됐는지 말했다. 타모씨와 같은 곳에 재학 중인 체첸 출신 엘리사(25)씨와 아니따(25)씨는 한 달 전 한국에 도착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두 사람은 "중학생 때부터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를 찾아서 봤다"고 했다. 즐겨봤던 드라마는 2009년 방송된 '천국의 계단'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한국어학원 강사 역시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외국인 학생이 지난 10년 간 꾸준히 늘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온·오프라인에서 학생 상담을 해보면 10명 중 1~2명꼴로 K팝 때문에 한국에 왔다고 밝힌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단순히 아이돌 그룹만 쫓아 유학왔다는 학생은 본 적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6만3952명이었으나 2009년 7만5850명, 2010년 8만3842명 등으로 증가하다 2017년 12만3858명까지 치솟았다. 10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뛴 수준이다.

 

U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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