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열풍’ , 어디까지 갈까

황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19-01-13 12: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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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뷰티·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 쏟아져
세대 가리지 않고 전 연령층에 인기몰이
폭력성·선정성·일방적 주장 등 부작용도
▲[셔터스톡·유튜브화면 캡처]

 

유튜브가 대세다.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손에 쥔 세상에서 유튜브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많은 이들이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지난해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발표한 유튜브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남녀 1218명 가운데 94.2%가 유튜브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튜브 사용자의 연령대는 20대 91.3%, 30대 81.1%, 40대 76.2%, 50대 72.3%, 60대 이상 67.1%로 나타났다. 클릭 두세 번만으로 원하는 컨텐츠를 볼 수 있는 유튜브는 고연령층에게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미디어에서 볼 수 없던 콘텐츠로 인기


유튜브는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당신(You)과 브라운관(Tube)의 합성어다. 유튜브의 인기 동력은 바로 ‘1인 미디어’에 있다. 사용자는 주제를 가리지 않고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유튜브는 겜방(게임 방송), 먹방(먹는 방송), 뷰티, 스포츠, 영화, 여행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콘텐츠의 방송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유튜브 개인 방송으로 먹방이 있다. 남성 먹방 크리에이터 밴쯔(구독자 수 300만 명), 떵개떵(구독자 수 300만 명), 엠브로(구독자 수 100만 명) 등을 비롯해 여성 먹방 크리에이터 입짧은햇님(구독자 수 57만명) 등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도 상당수다. 이들은 한식, 중식, 일식 등 메뉴를 가리지 않고 일반인이라면 엄두도 못 낼 양의 음식들을 먹어치우며 시청자들을 대리만족시켜 준다. 

 

단순히 음식을 먹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추천받은 각종 맛집을 찾아 다니며 실시간 영상으로 해당 식당을 소개하기도 한다. 새로 나온 제품이나 분필 등 특이한 기호식품을 맛보고 리뷰도 남긴다. ‘혼밥’하는 사람들은 때론 먹방을 보며 크리에이터와 함께 식사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재치 있는 입담을 펼치며 게임 실황을 중계하는 게임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도 19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대도서관은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 게스트도 초대하여 함께 게임을 하는 등 합동 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대도서관은 JTBC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 MBC ‘복면가왕’ 등 방송에도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BJ홍구(구독자 수 53만), 흑운장TV(구독자 수 25만) 등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크리에이터로 변신해 게임 강좌를 진행하는 채널도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뷰티 영역도 유튜브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영역 중 하나다. 뷰티 크리에이터 중 가장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사배(구독자 수 200만 명)는 소위 메이크업계의 ‘금손’이자 ‘천의 얼굴’이라 불린다. 시청자의 요청에 따라 선미, 태연 등 유명 연예인을 따라 메이크업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라디오스타’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스포츠 관련 크리에이터도 인기다. 축구 크리에이터 감스트(구독자 수 123만명)는 방송 초기 축구 게임 ‘피파 온라인’ 시리즈를 주 콘텐츠로 활용했다. 이후 전ㆍ현직 축구선수와 함께 축구경기를 중계하거나, 장르 불문으로 진행되는 보이는 라디오 등 콘텐츠를 확장시켰다. 작년 감스트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MBC 디지털 해설위원, K리그 홍보대사 등 인터넷을 벗어나 활동 무대를 크게 넓혔다. MBC예능프로그램 ‘라디오 스타’, ‘진짜 사나이 300’에도 출연해 연말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예능인으로까지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영상 콘텐츠들도 등장했다. 화장품 ‘물분크림’과 ‘입술연지’, ‘대동강 맥주’, ‘평양’과 ‘대동강’ 담배, ‘겹과자’와 ‘와닐린 향 과자’, ‘강냉이 즉석국수’ 라면 등 생소한 이름에 종류도 다양하다. 세 차례의 정상회담 등 북한 이슈 덕택에 각 제품 리뷰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이 밖에도 외국인과 함께 한국음식을 먹으며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영국남자’(구독자 수 299만명), 소리를 부각시키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콘텐츠로 최단시간 단일 영상 100만 뷰를 돌파한 10살 유튜버 ‘띠예’, 다채로운 콘텐츠와 맛깔나는 입담으로 62만명의 구독자수를 보유한 71세 할머니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등 남녀노소, 외국인 할 것 없이 다양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수동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BJ창현이 방송하는 ‘창현거리의노래방’은 시청자들이 직접 길거리 방송에 출연해 여섯 곡을 연속해서 부르면 상금 50만원을 준다. 상금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왕중왕전도 한다. 시청자와 함께 하는 ‘창현거리의노래방’은 구독자수 194만명을 넘어서며 인기 콘텐츠로 우뚝 섰다. 


기존 미디어까지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물론 JTBC, 채널A 등 종편까지 각 매체별로 뉴스를 비롯해 예능프로를 편집한 영상을 업로드하는 채널을 운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외 다양한 스토리와 뉴스를 감각적인 영상과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하는 SBS 비디오머그는 구독자 수 40만명을 넘어서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초등학생 장래희망 순위 5위가 ‘유튜버’


유튜브 열풍은 이제 장래희망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초ㆍ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초등학생이 가장 되고 싶은 직업 5위에 ‘유튜버(인터넷방송 진행자)’가 올랐다. 희망직업 10위권에 유튜버가 진입한 건 처음이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숫자에서도 나타난다. 유튜브 코리아에 따르면 유튜브에는 1분에 400시간이 넘는 분량의 새 동영상이 업로드 된다. 국내 이용자 수도 상당수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유튜브 이용자 수는 3122만명에 달했다. 국내 이용 시간만 한 달에 317억분이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인기 비결로 진입장벽이 낮고,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편의성을 꼽는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방송을 하려면 장비가 많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간단하게 컴퓨터에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개인이 방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는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같은 정보라도 영상을 통해 편리하면서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어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사회 이슈 다루는 채널도 인기몰이…내부폭로도


정치ㆍ사회 이슈를 다루는 유튜브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정규재TV’, ‘신의 한수’,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등 그동안 보수 성향 1인 미디어가 인기를 끌어왔다. 보수 유튜브 상위 5개 채널들은 전체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뀌면서 기존 미디어를 믿지 못하는 보수 성향 5060세대가 유튜브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을 타겟으로 한 콘텐츠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도 유튜브를 통한 여론전에 나섰다. 각 정당도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개인 자격으로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TV홍카콜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등이 최근 흥행에 성공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부 고발까지 유튜브로 하는 경우도 생겼다. 지난달 29일 “뭐? 문재인 정권 청와대가 민간기업 사장을 바꾸려했다고?!”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이 올라왔다. 주인공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었다. 그는 유사뉴스 형식으로 방송을 진행하며 “청와대가 KT&G사장을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고, 기재부에 근무할 당시 그 지시 내용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자막이 달려있고, MBC 방송화면과 기재부 보도자료도 캡처 화면으로 등장한다. 화면 오른쪽 상단에는 행정고시ㆍ공무원 시험 광고가 게재돼 있다. 뉴스 형식를 본떠 만든 새로운 형태의 폭로다. 그는 청와대 민간기업 인사 개입 외에도 “앞으로 10개의 영상을 추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응은 뜨거웠다. 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여러 매체들은 앞다퉈 신 전 비서관 내부 폭로를 보도했다. 기존의 내부 고발이 언론을 통해 이뤄졌다면 이제 개인이 이슈를 자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폭력성·선정성 등 자극적 내용의 콘텐츠도 범람


그러나 유튜브 방송이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나 과도한 혐오 표현을 담은 영상이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폭력적인 행동과 욕설, 혐오표현 등으로 유명한 BJ철구는 현재 구독자 수만 100만에 달한다. 이밖에도 ‘진상 꼴페미’, ‘쓰레기 한남충’, ‘김여사 시리즈’ 등 혐오 표현을 담은 콘텐츠도 많다. 


옷을 벗거나 선정적인 포맷으로 방송하는 ‘여캠’ 방송은 이미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1인 방송에서 일반화됐다. 대부분 성인 인증 없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여성을 성추행하는 장면을 방송한 1인 방송 진행자에 대해 방통위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고 나온 전과자들이 교도소 생활에 대해 들려주는 ‘교방’과 현직 조폭이 조직폭력 생활에 대해 방송하는 ‘조방’까지 등장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1인 방송 징계건수는 84건이다. 이 수치는 방심위가 개인방송에 대한 심의를 개시한 2015년 이후 최고치로, 재작년 한 해 시정요구 건수 26건의 3.1배에 달한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음란ㆍ선정이 78건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폭력ㆍ혐오ㆍ법질서 위반 등이었다.


유튜브가 허위사실 유포의 통로로 사용되기도 한다. ‘5·18 북한개입’, ‘문재인 치매’, ‘노회찬 의원 타살’, ‘JTBC 태블릿PC 조작’과 같은 음모론이나 가짜뉴스가 대표적이다. 유튜브는 기성 언론의 사실과 정보를 여과하는 과정인 ‘게이트키핑’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 주장이 유포된다. 


이에 따라 유튜브 동영상에 대한 규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여당은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가짜 정보’를 규제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2018년 4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이 발의한 ‘가짜정보 유통방지에 관한 법률안’은 플랫폼에 올라온 가짜 정보를 사업자가 삭제할 의무를 지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 때문에 유튜브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는 물론 혐오표현까지도 제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또 유튜브 이전에도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등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단속을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정부 등이 나서 단속을 하는 것보다 유튜브 사용자가 많아지고, 공론의 장이 점차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가짜뉴스도 줄어들 것”이라고 낙관하는 입장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가짜뉴스나 폭력ㆍ혐오 표현은 기존 매체들도 남의 말을 전하는 방식으로 이전부터 해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중요한 건 언론이 내부고발이나 일방적 주장들을 지금처럼 단순 전달 방식으로 중계만 할 것이 아니라 팩트체크를 통해 진실인지 아닌지 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U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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