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물 건너갔지만…기간제 교사 해법은?

지원선 기자 / 기사승인 : 2019-04-24 09: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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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 중에는 기간제 교사들도 포함됐다. 그러나 교육부는 2017년 9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토대로 "기간제 교사의 경우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정규 교원 채용의 사회적 형평성 논란 등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혀 사실상 공약을 백지화했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 교사 전환이 무산된 것이다. 당시 정부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 백지화 결정에 앞서 '정부 비정규직의 전면 정규직화' 발표 후 교육대와 사범대 등 교원양성 대학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기간제 교사와 강사를 배제했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유ㆍ초ㆍ중ㆍ고 기간제 교사는 4만9977명이다. 이는 전체 정규 교사 44만6286명의 10.07%에 해당한다. 정규 교사 10명당 1명꼴로 기간제 교사인 셈이다.


기간제 교사를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 3490명, 초등학교 6544명(정규 교원의 4%), 중학교 1만6232명(14.7%), 고등학교 1만8257명(15.3%)이다. 이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기간제 교원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 전국 기간제교사 노동조합과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2018년 10월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와 1정 연수 즉각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기간제 교원은 1997년 도입된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1년 정규 교사 대비 3.3%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10%를 넘고 있다. 


기간제 교사가 증가하는 것은 정규 교사 휴직자, 특히 출산 및 육아 휴직자의 대체 수요 증가와 기타 퇴직자의 증가 등이 주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기간제 교사는 국ㆍ공ㆍ사립 등 학교 설립 유형에 따라 비율에서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


동국대 윤초희 교수팀이 지난해 7월 초ㆍ중ㆍ고 기간제 교사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면담조사 결과를 분석해 펴낸'기간제 교원 실태조사 및 운영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이 같은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중학교의 경우 기간제 교사의 비율이 국ㆍ공립 각각 10.8%와 13.8%인 데 비해 사립은 17.3%로 많은 차이가 난다.


이는 사립학교에서 정규 교사를 정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채용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의 연령분포는 30대가 41%로 가장 많고, 20대가 25%를 차지하고 있다. 40대 이상은 33.4%였다. 경력은 4년 미만 45%, 4~7년 24%, 7년 이상 31%이다.


기간제 교사들이 근무한 학교 수는 1인당 평균 4.3개교이다. 계약서를 작성했던 학교 수는 평균 6.9개교이다. 


기간제 교사들이 이같이 많은 학교를 전전하는 것은 1년 미만으로만 계약할 수 있는 계약조건 때문이다. 현행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3조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의 임용기간은 1년 이내이며, 필요할 경우 3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않는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계약기간은 학년 단위가 68%로 가장 많았으며, 학기 단위 23%, 월 단위 8%였다. 이는 기간제 교사들이 고용 불안에 극도로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간제 교원들이 현재 근무하는 학교에서 재계약을 하는 사례는 58%에 불과하며, 나머지 42%는 신규 계약을 한다. 이는 기간제 교원 10명 중 4명 정도는 매년 다른 학교로 옮겨 새롭게 계약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계약기간이 짧기 때문에 기간제 교원이 교사로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년 조건에 맞는 학교를 전전해야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간제 교사들은 매년 12월 말이 되면 고용불안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게 된다. 


윤 교수팀 보고서는 기간제 교사들의 이 같은 심리상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은 면담조사에서 '고용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에 잔뜩 기대를 걸었다 백지화하자 고용의 안정성을 최우선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간제 교사들은 요구사항으로 정규직화보다는 고용 안정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임용고사에 합격한 정규 교사들과 동등한 지위와 대우를 요구하는 것보다는 고용의 안정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계약기간을 중장기로 해 고용의 안정성 확보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 또는 교원으로서 법적인 지위도 요구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은 법적인 지위가 보장되지 않아 공무 수행 중 사망할 경우 순직으로 인정 받지 못한다. 게다가 정규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에도 가입할 수 없다. 기간제 교사들이 비정규직이지만 법적인 지위가 공무원이나 교원으로 될 경우 가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보고서는 기간제 교사 제도 개선으로 우선 고용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표준계약서에 계약기간 종료 시 자동 계약연장 조항을 삽입할 것을 제안했다.


기간제 교사가 현재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계속 근무를 원할 경우 자동으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교육청에서 임용ㆍ발령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단위학교 채용으로 인한 채용과정의 잡음을 해소하고, 채용의 공정성과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U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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