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주총 개막…관전포인트는?

김이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03-15 11: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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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개 상장사 정기주총 예정…대결구도 '관심'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첫 주총
한진그룹·현대차·삼성전자 등 기업들 '긴장'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했다. 12월 결산법인 2216개사 가운데 484개사가 이달 넷째 주(17~23일)까지 정기 주총을 연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254개사, 코스닥 시장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 등 222개사, 코넥스 시장에서는 메디안디노스틱 등 8개사가 3월 넷째 주 주총을 연다.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등은 해마다 3월 마지막 주 목·금요일과 그 전주인 금요일에 기업들의 주총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올해도 3월 22·28·29일을 '주총 집중 예상일'로 예고하고 되도록 이날을 피하도록 유도한 바 있다.

22일에는 현대차를 비롯한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유가증권시장 196개사와 코스닥시장 117개사, 코넥스시장 3개사 등 316개사의 주총이 열려 '슈퍼 주총 데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주에는 LG·SK텔레콤·셀트리온(26일), SK·한화·한진칼·대한항공(27일) 금호석유화학·두산(29일) 등도 잇따라 주총을 열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무려 630조 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맞는 정기주총인 데다 국내외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어 표 대결 등에서 예기치 않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문재원 기자]


주주 5배 급증한 삼성전자 20일 주총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5층 다목적홀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이 몰리는 22일 금요일을 피해 수요일에 개최하는 것이다. 상장사들은 대부분 같은 날 금요일에 주총을 열어 주주들의 참석을 제한하고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비난을 받아온 바 있다. 지난해 5월 50대 1 비율로 주식을 액면 분할한 이후 열리는 첫 주총이어서 관심이 특히 집중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실질주주는 78만8000여 명으로 1년 전의 15만8000여 명보다 5배쯤 늘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을 잠실실내체육관 등 대형 행사장을 빌려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일관성과 교통 편의를 고려하여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초사옥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해 400여개였던 좌석을 올해 2배 이상 늘리고, 메인 주총장 옆의 주주 좌석에 쌍방향 중계가 가능한 설비를 갖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삼성전자 주총의 관전 초점은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점이다. 액면분할이 된 지난해 4월 말 5만3000원대였던 주가는 올해 1월 들어 3만6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4만3000원대로 다소 회복했지만 액면분할 직전과 비교하면 무려 18%나 떨어진 가격이다.

 

이번 주총에서 삼성전자는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따로 올라가지 않는다. 지난해 2월 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하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10월이다. 4월로 예정된 대법원 선고가 나오면 이후 임시주총을 할 것으로 보인다.

 

▲ 현대차 본사 [뉴시스]


엘리엇과 맞서는 현대차 주총도 화제

오는 22일로 예정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은 글로벌 헤지펀드인 '엘리엇'과 배당 규모와 이사회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충돌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엇은 전달 28일 공개한 '현대차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향후 5년간 미래차 기술 개발 등에 45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현대차의 투자 계획에 대해 "투입 자본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줄지 의문이다"면서 현대차에 5조8000억 원, 현대모비스에 2조5000억 원 등 모두 8조3000억 원의 배당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반대해 무산시킨 바 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모두 '엘리엇'의 배당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엘리엇의 배당안을 반대했다. 

'엘리엇'의 현대차 지분율은 3%로 현대차그룹의 29.11%과 차이가 크다. 변수는 아직 '엘리엇'의 주주 제안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은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과 외국인 투자자의 의중이다. 업계에서는 잇따른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권고를 감안해 외국인 투자자가 '엘리엇'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사 선임 안건에서는 글래스루이스가 현대차 이사회 안에 손을 들어준 반면, ISS는 현대차와 '엘리엇'의 제안을 일부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ISS는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후보 3명 가운데 윤치원 후보만 찬성했고,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3명 중에서는 존 류와 로버트 랜들 매큐언 후보 2명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 한진그룹 본사 외경 [문재원 기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이사연임 여부도 초점


올 주총에서 삼성전자와 더불어 가장 관심이 쏠린 곳은 27일 동시에 예정된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총이다. 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이자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작년 11월부터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전횡을 견제하고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을 주총 안건으로 제안한 바 있다. 또 '스튜어드십코드'의 칼을 빼든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조양회 회장 이사 연임 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14일부터 20일까지 주주총회를 여는 2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시했다. 이런 사전 공시는 지난해 7월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의 후속 조치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해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총 안건에 대해 주총 전에 찬반 의결권을 사전 공시하기로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사전 공시 대상은 '국민연금이 10% 이상의 지분율을 가진 기업이나 국내주식 자산군 내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의 전체 주총안건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 안건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는 27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진칼·대한항공 주총이 더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 국민연금은 조만간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 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사전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갖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재선임도 제동 걸릴듯

이달 29일로 예정된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도 관심거리다. 박찬구 회장의 재선임 안건 때문이다. 박 회장은 130억원 넘는 규모의 배임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14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확정 받은 바 있다. 총수의 비위사실이 알려진 만큼 미국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과거 지분을 매입하며 박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호세력으로 힘을 실어줬던 블랙록자산운용이 최근 잇따라 1%씩 지분을 매각한 것도 심상찮다. 고배당을 요구하며 박 회장 재선임도 반대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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