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커플과 바람난 연인이 펼치는 한바탕 코미디 '무인도에서 생긴 일'

이성봉 기자 / 기사승인 : 2019-09-06 17: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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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회를 매진시킨 프랑스 최고 코미디 연극
연극계 베테랑 배우, 코미디 연극의 진수를 보여줘
9월 29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프랑스 코미디의 맛을 제대로 살린 연극 한 편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연극 '무인도에서 생긴 일(원제:라 쁘띠뜨 위뜨;작은 오두막이란 뜻)'이다.


▲ 배우들이 직접 제작자로 나선 프랑스 코미디 연극 '무인도에서 생긴 일' [프로 맥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작품은 '메나자 트르와(Ménage à trois)'를 둘러싼 결혼 소극으로 내용의 파격성이 돋보인다. '메나자 트르와'는 결혼한 커플과 그중 한 사람의 연인이 한집에 같이 살면서 이중의 섹스 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것을 말한다.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 러시아 등 절대왕정 시대 귀족 사회에서는 이 극에서 보듯이 결혼한 배우자 몰래 파티에서 연인을 만나고 그 때문에 치정을 둘러싼 결투가 벌어지는 사건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스토리를 코미디로 소화해 극적 재미를 더한 것이 이번 연극이다.

프랑스 코미디의 맥을 잇는 '무인도에서 생긴 일'은 1921년 스페인 작가 카를레스 솔데빌라의 작품 '그래도 문명적인(Civilitzats Tanmateix)'을 1947년 프랑스 작가 앙드레 루센이 '작은 오두막'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파리에서 1500여 회 공연이 매진되었고, 1950년부터는 3년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된 히트 코미디 연극이다. 1957년에 MGM에서 에바 가드너, 스튜어트 그랜저, 데이비드 니븐을 내세워 영화화했다. 최근 2010년 재니 디(Janie Dee)를 여주인공으로 런던 그리니치 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올렸다.

▲ 방송연기자 김현균이 필립 역으로, 1세대 뮤지컬 배우인 주원성이 앙리 역으로 코미디 연기의 묘미를 보여준다. [프로 맥 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중 무대는 난파당해 표류 중에 도착한 무인도다. 중년 부부 필립(김민수, 김현균)과 수잔(구옥분, 문하연)는 필립의 친구 앙리(주원성, 박형준)와 함께 그곳 무인도에서 지내게 된다. 필립의 아내와 6년간 몰래 좋아하고 지내던 앙리는 더 이상 가식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필립에게 고백한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 필립은 이해할 수 없게 수잔를 더 사랑하게 된다. 삼각 스캔들로 갈등이 고조되는 무인도에 별안간 원주민이 나타나 두 친구는 포로로 잡힌다. 그런 상황에서 수잔는 원주민 왕자의 구애까지 받는다. 연극 '무인도에서 생긴 일'이 갖는 매력은 대사에 있다.

미신에 푹 빠져 별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쾌활하고 논리적인 '수잔'. 항상 빈틈없이 지낼 것 같지만 어린아이 같은 '필립', 그리고 즉흥적으로 행동하지만 생각이 많은 '앙리'. 이 세 사람이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쏟아내는 대사와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들은 관객들에게 쉴 새 없이 웃음을 던져 준다.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명성황후 초연부터 약 10년간 홍계훈 장군 역할을 해온 김민수가 제작자로 나섰다. 그는 "이번 공연은 全배우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프로덕션이다"며, "以前 제작자와의 불화로 全배우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책임감 있게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 자신이 총대를 메고 프로듀서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밝혔다.

mbc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주역 박형준이 바람 피운 유혹남 앙리 역을 맡았다. 코믹하면서 단순한 바람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절절히 호소하는 연기를 맛깔나게 보여준다. 퀸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를 진성으로 노래하는 박형준은 지질하다 못해 절절한 모습으로 극중 필립 역의 김민수와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루며 수준 높은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다. 또 다른 앙리 역에는 뮤지컬 1세대 배우인 주원성 배우가 감칠맛 나는 연기로 관객을 유혹한다.


▲ 필립 역 김민수와 앙리 역 박형준, 가운데는 수잔 역을 맡은 배우 구옥분. [프로 맥 엔터테인먼트 제공]


남편 필립 역에 KBS 2TV 일일 드라마 '태양의 계절''에서 정도인 역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는 김현균이 김민수와 함께 필립 역을 맡았다. 김현균은 '태양의 계절'에서 도인역으로 무게감과 중후함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반전의 묘미를 보이는 코믹한 모습을 연기한다. 한국의 찰리채플린이라 할 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내에게 책임감과 의무감만 남아 무덤덤한 생활을 하던 필립은 절친한 친구인 앙리와 아내와의 사랑에 질투심과 경쟁심이 화산 폭발하듯이 터져 버린다. 이후 아내를 다시 쟁취하기위해 처절한 복수전이 시작된다. 뒤늦게나마 아내의 사랑을 다시 찾게 된 필립은 감동 받게 된다.

내용적 측면에선 동시대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 측면에서도 보듯이 남성의 성 우월성을 넘어 성평등과 여성의 자유로운 성적 표현과 자유로움으로 인해 많은 관객들에게 기존의 사회적 통념과 정반대되는 행동양식으로 무지한 남성들을 일깨운다.

공연은 오는 29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화, 목, 금 오후 8시, 수 4시/ 7시30분, 주말, 공휴일 오후 3시/6시 (월요일, 9월 13일 휴관)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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