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 선죽교 사망설은 허구…단심가 저작도 의심"

김광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4-14 16: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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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광운대 교수, 학술지 '역사와현실'서 주장
"정몽주 죽은 장소, 자신의 집 근처 태전동 추정돼"
"단심가도 '포은집' 초판 수록 안돼…속록에 들어가"

고려 후기 충절과 의리를 지킨 인물로 널리 알려진 포은(圃隱) 정몽주(1337∼1392)가 선죽교에서 사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포은(圃隱) 정몽주 초상. [뉴시스]

 

김인호 광운대 교수는 한국역사연구회가 펴내는 학술지 '역사와현실'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 '정몽주의 신화화와 역사소비'를 통해 "포은은 후대에 충절의 상징으로 신화화했으며 그가 선죽교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는 허구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정몽주는 1392년 이성계 일파를 제거하려다 개성 선죽교에서 살해됐다고 전해 내려왔다.

 

이와 관련해 김인호 교수는 "정몽주가 죽은 장소는 자신의 집 근처 태전동으로 추정된다"며 "16세기 후반에 최립이 지은 시에 선죽교가 정몽주 사망 장소라고 처음 등장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선죽교가 정몽주 살해 장소로 변모한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착한 대나무 다리'라는 선죽교 의미와 조선시대에 유행한 중국 고사 중 죽은 군주를 위해 다리 아래에 숨어 암살을 시도한 자객 예양(豫讓) 이야기가 결합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죽교 설화는 중국 고사를 누군가가 결부함으로써 더욱 극적인 이야기가 됐다"며 "조선 후기 선죽교는 신성한 곳으로 국가의 공식적 인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정몽주가 지었다는 시 '단심가' 또한 실제로 그가 저작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헌 기록에서 '단심가'는 1617년 간행된 '해동악부'에서 처음 소개됐다"고 전하면서 "1439년 편찬한 정몽주 문집 '포은집' 초판에는 이 시가 수록되지 않았고, 1719년 정몽주 후손 정찬휘가 제작한 포은집 속록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심가 저자에 대한 의심은 역사학계뿐 아니라 일찍이 국문학계에서도 제기됐다"며 위작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시 말해 정몽주를 충절의 표상으로 만든 두 가지 이야기 '선죽교 사망설'과 '단심가'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창작의 산물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밖에 김 교수는 "정몽주는 조선 개국 후 부정적으로 평가됐지만 태종 집권 이후 권근이 정몽주 재평가를 주장했다"며 "세종 시대에 편찬한 '삼강행실도'에 정몽주가 우리나라 사례로 들어가면서 점차 절의의 인물로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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