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마케팅 결정판…'11월 11일'에 무슨 일이?

장기현 기자 / 기사승인 : 2018-11-08 15: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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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중국 광군제 모방해 가래떡데이· 11번가 십일절 등장
농업인의 날·섬유의 날·지체장애인의 날·눈의 날…모두 '11월 11일'

 

데이마케팅 전쟁이 가장 치열한 11월 11일, 결전의 날을 앞두고 전국이 시끌벅적하다.


11월 11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빼빼로데이를 비롯해 가래떡데이, 십일절, 농업인의 날, 섬유의 날, 눈의 날, UN참전용사 추모행사일, 우리가곡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등이 이 날로 지정돼 있다.

 

심지어 중국도 이날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연중 중국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인 '광군제(光棍節)'로 정하고 대대적인 유통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11월 11일을 맞아 가장 왕성하게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11월이 유통업계 비성수기로 여겨졌던 것도 옛말로, '1등' '1위' 등 최고를 뜻하는 숫자 '1'이 겹치는 11월을 맞아 업계들이 치열한 마케팅 열전을 펼치고 있다.
 

▲ 롯데제과는 빼빼로데이를 맞아 광고모델 최초로 사람이 아닌 카카오프렌즈를 적용해 새로운 광고를 지난달 선보였다. [롯데제과 제공]


11월 11일 데이마케팅의 원조는 롯데다. '빼빼로데이'가 생긴 지 만 22년이 됐다. 빼빼로데이가 등장 한 시점부터 2018년 10월까지 22년간 롯데제과의 매출은 약 1조3000억원에 이른다. 빼빼로가 처음 출시된 1983년부터 빼빼로데이가 등장하기 전인 1995년까지 매출은 약 1630억원 정도로 약 8배 증가했다. 빼빼로데이 마케팅의 성공으로 롯데는 재미를 톡톡히 봤다.

롯데 관계자는 "매년 빼빼로 매출은 1000억원 정도로 단일 품목으로는 자이리톨 다음"이라며 "빼빼로데이가 있는 11월 물량을 준비하기 위해 7월부터 준비하고 그 양이 1년 생산량의 절반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빼빼로데이는 1996년 지방의 한 여자중학교 학생들이 11월 11일 빼빼로를 주고받으며 '날씬해지자'고 서로 응원하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1월 11일이 빼빼로데이로 자리 잡았다.

 

▲ 11번가는 지난 1일부터 11일간 연중 최대 쇼핑축제 '십일절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11번가 제공

 

이 날에 빠질 수 없는 기업이 또 있다. 11번가는 11월 1일부터 11일간 연중 최대 쇼핑축제 '십일절 페스티벌'을 연다. 매일 1~2개 브랜드의 대표 인기 상품을 '십일절 페스티벌' 한정 특가로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으로 살아난 소비 심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라며 "연말 선물 시즌을 겨냥해 '골든 데이(최대의 매출을 올린 날)'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할인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11월 창립기념일을 활용해 11월 마케팅 전쟁에 뛰어들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유통채널 '빅3'의 창립기념일이 모두 11월에 있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11월 창립 25주년을 맞아 이마트표 블랙프라이데이인 '블랙이오' 행사를 실시한다. 롯데마트도 롯데쇼핑 창사 39주년을 맞아 다음달 1일부터 2주간 할인과 적립 행사를 펼친다. 현대백화점은 11월 16일부터 12월 2일까지 시즌 상품 위주의 대형 행사를 점포별로 진행할 예정이다.

11일은 중국 유통업계에서도 큰 기념일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를 맞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매년 광군제 하루 24시간 동안 초대형 할인행사를 열고, 1000만개의 할인 상품을 내놓는다.

2009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광군제는 작년 11일 하루 매출액이 1682억위안(27조26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징둥닷컴을 비롯해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이날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동참한다.

정부와 협단체에서도 이날은 의미있는 기념일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96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지정했다. 숫자 '11'을 한자로 풀어 쓰면 '十一'이 되고 이 한자어를 다시 겹쳐 쓰면 흙 토(土)자가 되는데, 11월 11일은 결국 '土月 土日'과 같다는 의미다.

 

▲ 지난해 11월 열린 '우리 쌀로 만든 가래떡 데이'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직원들에게 나눠줄 가래떡을 들어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업인의 날인 만큼 쌀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2006년부터 '가래떡데이'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0년부터 사람 다리 모양과 유사한 11월 11일을 '보행자의날'로 지정했다. 국토교통부·부동산경제단체협의회는 이날을 '부동산 산업의 날'로 정했다.

올해로 32회를 맞는 '섬유의 날'도 11월 11일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1987년부터 단일 업종 최초로 섬유수출 100억 달러 달성한 날을 기념해 지정했다.

또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2001년부터 '지체장애인의 날'로 정했다. 지체장애인들이 자기 자신을 최고 '1'로 소중히 여기고 숫자 1처럼 힘차게 일어서서 다른 지체장애인 '1'들과 하나로 단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대한안과학회는 평소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눈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눈의 날'로 정했다.

 

6·25전쟁에서 산화한 UN참전용사를 위한 추모 묵념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11월 11일 11시(한국시간)에 1분간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추모 캠페인이 진행된다. '우리가곡의 날'도 이날로 지정돼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독 11월엔 별다른 기념일도, 공휴일도 없어 '유통채널들의 보릿고개'에 해당돼 고객들의 매장방문 및 구매를 유도할 요인이 적다"며 "1년 실적 마무리를 앞두고 명분과 근거를 만들어서라도 목표를 맞춰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1월은 빼빼로데이, 수능마케팅,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목이 줄줄이 이어져 고객 확보를 위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해외직구족도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주머니를 먼저 선점하기 위한 기획전이나 할인행사도 점점 더 빠른 시기에 긴 시간동안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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