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의 유쾌한 반란…뉴욕 카네기 홀도 접수

장기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05-13 15: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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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최고령 단원은 83세
전문가 "개인을 위한 선택이지만 사회적 기여도 있어"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활약이 젊은 세대 못지 않다. 크리에이터 박막례(73) 할머니는 유튜브 구독자가 85만이 훌쩍 넘을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달에는 유튜브 CEO인 수잔 보이치키(51)가 직접 할머니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인 '박막례 쇼'에 출연하기도 했다.


▲ 지난 6일 청춘합창단이 3·1절 100주년 기념 한미 합창축제 연주단체로 초청돼 뉴욕 카네기 홀 메인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청춘합창단 제공]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를 맛깔나게 소화한 '할담비' 지병수(77) 할아버지는 단 한 번의 TV 출연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곧이어 광고계에서 러브콜이 이어졌고 홈쇼핑 모델로도 발탁됐다. 'KT 광고 할아버지'로 유명한 시니어 모델 김칠두(65) 씨와 '남포동 꽃할배'로 불리는 재단사 여용기(66) 씨도 대표적인 '액티브 시니어'로 꼽힌다.


은퇴 후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 지칭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이후에도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를 지칭하는 신조어로, 은퇴 이후 소비 등의 사회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기존 '실버세대'와 차이를 보인다. 특히 6·25 전쟁 직후 출생한 5060세대는 그간 이뤄놓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여러 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성취하고 있다.

▲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를 만난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고령 인구는 707만 명으로,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인구 5명 가운데 1명(20.3%)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5년 67조9000억 원에 머물던 실버 산업의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124조9000억 원으로 5년 안에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액티브 시니어'는 의학의 발달로 생물학적 나이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나이에 대한 개념까지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액티브 시니어' 뿐만 아니라 '그레이네상스(백발을 뜻하는 그레이와 르네상스의 합성어)', '실버서퍼(인터넷 서핑 등을 능숙하게 하는 시니어 세대)' 등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도 많이 등장했다. 이들은 은퇴 후 본인들의 삶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청춘합창단, 단원선발 경쟁률 30대 1

지난 6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한미 합창축제 연주단체로 초청돼 뉴욕 카네기 홀 메인 무대에서 공연을 펼친 이들도 대표적인 '액티브 시니어'다. 2011년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결성된 '청춘합창단'이 그 주인공이다. 방송이 끝난 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고, 지난해는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개봉되기도 했다.

▲ 지난 6일 청춘합창단이 3·1절 100주년 기념 한미 합창축제 연주단체로 초청돼 뉴욕 카네기 홀 메인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청춘합창단 제공]


단원 46명의 평균 나이는 67세, 최고령 단원은 83세로 그동안 별세한 단원도,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한 단원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빈자리는 '액티브 시니어'를 꿈꾸는 은퇴자들로 금방 채워진다. 단원은 평균 2년에 한 번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는데 평균 30:1의 경쟁률을 보인다.

청춘합창단은 2015년 뉴욕 유엔(UN) 본부 초청 연주회를 비롯해 2017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제 합창페스티벌',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위문연주 등에 참석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연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번 뉴욕 카네기 홀 공연에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함께 하지 못한 4명을 제외한 42명이 공연을 펼쳤다.

"노래가 없는 젊은 시절보다 노래가 있는 지금이 좋아"


청춘합창단의 창단 멤버로 현재 단장을 맡은 권대욱(68) 씨는 "모든 공연자에게 꿈의 무대인 '카네기 홀'이 주는 중압감은 매우 컸다"면서도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꿈이 이루어지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창단은 활력 있는 삶의 원천"이라며 "노래가 없는 젊은 시절과 노래가 있는 지금 중 하나를 선택하라 한다면 바로 지금을 고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또 "청춘합창단은 나이를 거스르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살아오면서 갖게 된 지혜를 노래를 통해 나누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활발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면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말고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 3월 24일 방송된 KBS1 '전국노래자랑'에서 지병수 씨가 출연해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를 선보였다. [KBS1 '전국노래자랑' 방송 캡처]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액티브 시니어'에 대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세대 간 갈등이 심각한 한국 사회에서 경험을 가진 노인 층이 역량을 전수하고 지혜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개인의 만족을 위한 선택이지만 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 말하는 '액티브 시니어'는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노후 생활을 즐기려는 노인 세대의 특정 집단에 한정된 경향이 있다"며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층이 가장 높은 현실에서 본인이 원해도 액티브하기 어려운 분들을 돌아보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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