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 예' 고장 의성의 매력

김병윤 기자 / 기사승인 : 2018-11-28 15: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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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발자취 그대로 느껴
유불교의 절묘한 조화
인구 5만, 면적 서울 2배

▲ 화왕산 자락에 있는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295호)은 석굴암의 본존과 같은 양식으로 조성된 불상으로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이다. [뉴시스]

 

경상북도 의성. 인구 5만이 안 되는 작은 군이다. 면적은 서울시 2배에 이른다. 경북 내륙에 있는 작은 지역이 유명해 졌다. 예전에는 흑마늘로 알려졌다. 그래도 대부분 사람은 잘 몰랐다. 2018년에 갑자기 의성이 시끄러워 졌다. 전국이 들썩였다. 외국에도 널리 소개됐다. 컬링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한국 대표 팀 킴. 동계올림픽 컬링 은메달 획득. 의성의 자부심. 의성이 키워낸 자랑스러운 딸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최고의 화제였다.

 

의성은 7000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지역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산 활동이 있었던 곳이다. 의성에는 아직도 땅 깊은 곳에 화산재가 남아 있다. 이런 토양은 마늘이 성장하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의성이 마늘의 유명산지로 자리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성은 역사 깊은 지역이다. 기원전 3~4세기에 국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문국이다.


숨겨진 역사이다. 단지 삼국사기에 짧게 기술돼있을 뿐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패자의 기록은 가려지게 돼있다. 조문국은 벌휴왕 2년(185년)에 멸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역사학자들은 조문국의 실체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조문국의 실체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의성군은 조문국박물관을 세워 선조들의 삶을 재조명 해주고 있다. 박물관 안에는 고분에서 출토된 토기와 유물이 잘 전시돼 있다. 당시의 장례문화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순장제도의 흔적을 재현해 놓아 엄숙함을 느끼게 된다. 


의성군에는 금성산 고분 374기를 비롯해 전 지역에 수많은 고분이 산재해 있다. 고분이 무엇인가. 무덤이다. 무덤은 무엇인가. 죽은 자에 대한 산 자의 지극한 사랑이 모아진 장소이다. 무덤은 결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힘든 삶의 여정을 끝낸 사람들이 편안히 쉬는 곳이다.


죽음이 두려우면 의성 고분으로 가보라. 두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죽어서도 친한 사람끼리 오손도손 모여 웃음꽃 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으리라.


의성군에는 고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의 고장답게 수많은 문화재와 보물이 있다. 불교의 자비심을 느낄 수 있는 절이 많이 있다. 유교의 예를 느낄 수 있는 전통가옥이 있다. 

 

▲ 신라 신문왕 원년(서기 681년)에 창간된 고운사 [뉴시스]
 
1500년 전 지어진 고운사의 웅대함은 세속의 번거로움을 단박에 눌러 버린다. 고운사는 최치원의 호를 따 외로운 구름이라는 뜻의 사찰 이름을 갖게 됐다 한다.


고운사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의 전방기지로 사용했다. 사명대사는 고운사에 식량을 비축하고 부상한 승병의 뒷바라지를 했다. 고운사에는 보물 246호인 석조석가여래좌상을 비롯해 석조불좌상 목조석가여래좌상 등 다양한 불상이 잘 보존돼 있어 찬란했던 불교문화를 느낄 수 있다.

 

▲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국보 제77호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義城 塔里里 五層石塔) [뉴시스]


이밖에도 대곡사, 만장사, 운란사 등 유서 깊은 절들이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쉬어가게 한다. 이들 절에는 대곡사의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61호 범종각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가 보존돼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절이 있으면 탑이 있는 법. 의성에는 19기의 석탑이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중 국보 제 77호 탑리리 오층석탑은 의성지역 석탑을 대표하는 예술성을 자랑하고 있다. 탑리리 오층석탑은 통일 신라 시대의 대표적 석탑이다. 이 석탑은 벽돌 모양으로 쌓아올린 전탑과 목조건축의 수법을 동시에 보여줘 학술적 가치를 높여 주고 있다.


1963년에 보물 제 327호로 지정된 빙산사지 오층석탑은 탑리리 오층석탑을 본떠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탑리리 오층석탑과 아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의성에는 유교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 유교의 예를 지키는 도시답게 의성향교와 비안향교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 산운마을은 금성산 수정계곡 아래 구름이 감도는 것이 보여 마을이름을 산운이라 하였으며 학록정사

(지방유형문화재 제242호), 운곡당, 점우당, 소우당 등의 전통고가옥 40여 동이 현존한다. [뉴시스]


의성의 또 다른 자랑은 전통마을의 보존이다. 금성면 산운마을과 점곡면 사촌마을이 전통마을의 멋스러움을 지켜가고 있다. 산운마을은 200년 이상 된 전통가옥들이 깨끗하게 정돈돼 있어 말끔한 인상을 주고 있다. 산운마을은 의성에서 대감마을로 불리는 선비촌이다. 예로부터 인재가 많이 나와 벼슬을 많이 했다고 한다. 영천 이 씨 집성촌이다. 산운마을은 금성산의 수려한 경관을 마주하고 있어 자연의 기를 제대로 받는 느낌이다. 산운마을에는 중요민속자료 제237호 소우당을 비롯해 학록정사. 운곡당. 점우당 등 주요 문화재가 옛 선비들의 삶을 후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의성에는 과거와 현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선조들의 삶이 궁금하면 의성으로 떠나 여유를 찾아보면 어떨까.

 

UPI뉴스 / 김병윤 기자 bykim7161@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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