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김용균 사망사고 특조위 "지침 다 지켰는데 죽어"

장기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08-19 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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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청 구조가 근본원인"
특조위, 발전사에 민영화·외주화 철회 권고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발전소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당시 24세) 씨의 사망사고가 원·하청의 책임 회피 속에 하청 노동자에게 위험이 집중되는 구조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는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김용균 씨 사망사고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석탄화력발전 사업의 원청과 하청은 모두 안전 비용 지출이나 안전 시스템 구축에는 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발전사는 하청 노동자의 작업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휘·감독을 하면서도 자사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안전에 책임을 지지 않았고, 협력사는 자사 설비가 아닌 컨베이어에 대해 권한이 없어 문제를 방치하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태안발전소를 포함해 원·하청 구조가 자리 잡은 석탄화력발전소에는 컨베이어 설비 외에도 하청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의 지난 6월 측정 결과에 따르면 발전소 회 찌꺼기 처리장의 1급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 농도는 0.408㎎/㎥로, 노동부 기준(0.05㎎/㎥)의 8배를 초과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원·하청 관계가 직접적인 안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해 사고 및 중독의 핵심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국내 전력산업은 한국전력공사가 발전, 송·배전, 전력 판매 등 전체 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발전 5개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6개 자회사로 분할되고 정비를 포함한 일부 사업이 민영화됐다.

김 위원장은 "발전사가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도급 비용 단가는 계속 상승했다"며 "하청업체는 노무비를 비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저비용 방식에 편승해 과도한 이윤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김용균 씨 사망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력산업의 원·하청 구조를 대폭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발전사의 경상 정비 및 연료·환경 설비 운전 업무의 민영화와 외주화를 철회해야 한다"며 "운전 업무는 발전 5개사가 해당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운영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전력산업의 수직 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가장 먼저 발전 사업 분야의 통합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간사를 맡고 있는 권영국 특조위원은 "원청인 서부발전에서도 일일보고하도록 돼 있었고, 김용균 씨의 작업은 작업지침에 따른 것이었다"며 "근무수칙을 위반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결국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업무를 전가한 형태가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지난 4월 국무총리 소속 기구로 출범해 4개월여 동안 김용균 씨 사망사고 진상조사를 했고, 9월 말 활동 기간이 끝난 뒤에도 정부가 권고 사항을 정책에 제대로 반영하는지 살피는 '점검 회의'를 운영할 계획이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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