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KT 통신대란 배경에는 '사람'이 없었다

김들풀 / 기사승인 : 2018-12-04 13: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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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무리한 인원 감축 결과
'사람' 중심의 경제를 지향해야
▲김들풀 IT·과학 전문기자

KT 아현지사 건물지하 통신구 화재로 통신 대란을 겪었다. 이번 화재가 우리에게 던진 화두는 “왜 응용기반 기술은 하루가 달리 발전하지만 통신망의 안전은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가?” 이다.  

 

먼저 이러한 화재가 KT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통신업계 전반의 문제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면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자리 잡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간 KT 경영진들은 무리하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인력을 줄였다. KT는 SKT나 LG U+에 비해 많은 통신국사(COT, 통신망을 관리하는 거점) 및 유지보수 인력을 갖고 있는 만큼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로인해 역설적으로 현재 큰 단위로 통합된 것보다 밀착된 유지보수가 가능했다.
 

▲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망가진 통신시설을 복구하고 있는 모습. [정병혁 기자]


국사 최적화하는 단계에서 인력을 감축하고 시스템을 통합해 타사와 비용 측면에서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유지보수 안정성은 예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KT 새노조는 “경영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통신국사를 팔아 아현국사가 대형화됐지만, 누구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채로 방치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과거에는 KT 선로과 직원이 직접 작업을 했지만, 현재는 부족한 인력에 그나마 협력사의 외주로 관리를 하다가 결국 이런 참사가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통신사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다. 그간 한국 기업은 많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점차적으로 기술 인력에 대한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을 절약하고 유지 해왔다, 하지만 이를 집행하는 임원진들은 최고의 연봉 인상으로 이어져 왔다.

KT 직원 A씨는 “이명박 정부시절 이석채 회장은 30억원을 받아서 최고의 연봉이라고 기사가 나온적이 있었고, 황창규 회장 연봉은 5억에서 12억, 24억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며, “현장에서 뛰고 있는 직원들의 사기를 꺽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이러한 연봉을 받을 만큼 낙하산으로 온 경영진들의 통신경영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는 KT 직원들은 없다”며, “오히려 KT에서 통신 경험이 있는 사람이 대표 또는 임원이 된다면 기술적인 측면과 서비스 측면에서 보다 정교한 회사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이번 사고가 나자 많은 KT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통신기술 부서에서 근무 경력이 있던 한 영업담당은 직접 고객사 라인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복구에 참여했다. 임원이 아닌 일반 KT 직원들은 이번 통신사태에 대한 책임과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통신 발전은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끌어냈고, 앞으로도 많은 변화를 이룰 것이다. 이번 사고는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필수적인 통신 기반 인프라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KT는 지금까지 사람 중심이 아닌 임원진 중심의 경영을 해 왔다. 2002년 민영화 이후 KT 직원 수가 2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또한 사내 분위기 역시 기술 전문가보다는 스마트폰 한 대 더 파는 직원을 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자가 만난 KT 직원들은 “한국 사회가 기술인들에 대한 존중이 본질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인간적 리더십이다”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통신대란은 효율성을 강조한 나머지 소중한 자산인 ‘사람’이 배제된 결과물이다. 4차산업혁명을 주창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교수는 디지털 혁명은 인간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정서적 지능을 가지고 체계화할 수 있고, 협력 작업에 유능한 리더가 필요합니다. 그들은 명령 보다는 코치합니다. 그들은 이기적이지 않은 공감에 이끌릴 것입니다. 디지털 혁명은 또 다른 보다 인간적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017년 10월 11일 4차산업혁명 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도 ‘사람’ 중심의 경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과정에서 일자리 감소, 디지털 격차 등 경제적 불평등의 우려가 큰 만큼 새로운 산업·기업에 더 좋은 일자리가 생기도록 정책을 모색하고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없고 4차산업혁명이라는 그럴싸한 구호만 늘어놓고 있는 것 아닌지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할 시점이다.

U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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