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만 새면 '특위 신설'…3당 특위만 무려 73개

김광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4-16 16: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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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때마다 남발…민주 29개·한국 23개·바른미래 21개
민주당은 '정책특위'로 차별화…'개점휴업' 특위 상당수
한국당 '5대 중점 특위' 대여 투쟁 선봉장으로 전면 배치

정치권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거대 양당이 앞다퉈 비상설 특별위원회(TF 포함)를 만드는 바람에 수십개의 특위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취임 후 설치된 비상설 특위만 29개에 이르며, ‘제1야당’ 자유한국당도 23개의 특위를 운영하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21개의 특위를 보유하고 있어 3당이 만든 특위 개수만 무려 73개다.

 
이에 따라 특위가 지나치게 남발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위가 국민적 관심사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쟁의 도구로 악용된다는 것이다. 반면 소기의 성과를 이룬 특위들도 있어 각 당의 특위 활동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지난 3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별위원회 9차회의 ‘에듀파인 조기 안착 및 유치원 3법 처리 대책 및 특위 활동 방향 논의’에서 남인순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택시·카풀 TF’ 성공사례…‘생활적폐청산특위’는 유명무실


여야 중 가장 많은 특위를 보유한 민주당은 집권여당답게 ‘정책 특위’를 표방한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취임 후 당내 특위 설치를 장려하는 한편,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을 위원장으로 앉히며 특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당권을 잡은 뒤 곧바로 한반도평화 관련 위원회를 차례로 출범시켰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동북아평화협력특위(송영길) △남북문화체육협력특위(안민석) △한반도경제통일특위(이석현) △한반도비핵화대책특위(심재권 위원장) 등이 설치되었다.


당내 의견을 수렴해 만든 특위도 있다. 김태년 전 정책위의장은 국내 자본시장의 과세체계 등을 바로잡기 위해 자본시장활성화특위(자본시장특위) 출범을 제안하면서, 코스닥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증권연구원장을 역임한 최운열 의원을 자본시장특위의 수장으로 추천했다. 이 특위는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와 금융투자상품의 전체 순이익에 통합 과세하는 방안 등을 발표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전현희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택시·카풀 TF의 경우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서 택시 4단체를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시켰다. 그 결과 5차례의 회의 끝에 지난달 7일 카풀을 허용하되 출퇴근 각 2시간(오전 7~9시·오후 6~8시)씩 제한하는 방식을 골자로 하는 극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남인순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위도 11차례 회의를 갖는 등 '유치원 3법'과 관련해 이해관계자들과 수시로 의견 조율을 해왔다.


그러나 위원장을 선임했지만 이름뿐인 특위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17일 박범계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한 ‘생활적폐청산특위’는 아직까지 특별한 활동이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12일 최고위에서 의결된 문화예술특위도 김영주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했으나 아직 출범 전이며,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11일 설치계획을 밝힌 청년미래기획단도 깜깜 무소식이다.

▲ 지난 3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와대특감반 진상조사단 및 김경수 드루킹 특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여 투쟁’ 특위를 전면 배치한 한국당은 ‘투 트랙 전략’


한국당은 ‘대여 투쟁’ 특위를 당의 전면에 배치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대한민국의 후퇴를 막고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한 5대 정책 중점 특위”가 대표적이다.


△재앙적 탈원전 저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특위(정용기·강석호·이채익 공동위원장) △소득주도성장 폐기 및 경제 활력 되살리기 특위(이현재) △문재인 정권의 사법 장악저지 및 사법부 독립 수호 특위(주호영) △KBS의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 징수 특위(박대출) △안전ㆍ안심 365 특위(김영우 위원장) 등 ‘5대 중점 특위’는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이 중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특위는 한국당이 '정책저항운동 제1호'로 명명하고 가장 먼저 발족식을 가진 ‘탈원전저지특위’다. 시민단체인 원자력정책연대와 함께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탈원전저지특위는 10일까지 온라인 서명 44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 4일 출범한 ‘KBS수신료특위’는 KBS가 ‘국방부장관의 천안함 폭침 이해 발언’, ‘김정은위인맞이환영단 단장과의 인터뷰’를 여과 없이 내보냈고, 친정권 인사인 김제동씨에게 7억원의 출연료를 지급했다며 방송 관련법 개정, 수신료 분리 징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文정권 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김광림 위원장)를 출범시켜 10일 3차 회의를 개최하며 보궐선거 이후 대여 투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도 국가미래비전특위, 군대책복무특위, 축산업TF 등이 만들어진 이후 단 한 차례 회의에 그치는 등 유명무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 10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특위는 기본적으로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며 “정부의 실정에 대한 정책 저항운동이 한 트랙이고, 다른 하나는 법률적·입법적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의장은 “전부 다 필요해서 만든 특위지만 중점적으로 운영되는 특위가 있는 반면, 정치적인 이유로 활동이 뜸한 특위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특위 별 특성에 맞게 현장에 직접 나가 민심을 청취하거나, 입법활동을 통해 중점 추진 법안들을 만들고 성안하면서 모든 특위가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바른미래당도 각종 이슈에 맞춰 ‘미세먼지특위’, ‘체육계 성폭력 근절 특위’, ‘김경수·드루킹 댓글 조작 대책특위’ 등 총 21개의 특위를 운영중이다. 이처럼 특위가 ‘이슈 선점’과 ‘대여 투쟁’을 위한 효율적 수단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특위 찍어내기’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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