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중국 경제…돌파구는

강혜영 기자 / 기사승인 : 2018-12-03 11: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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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무역전쟁에 부채 부담 가중…IMF "파괴적 위험"
경기부양책 부작용으로 '3대 회색 코뿔소' 직면한 중국경제
중국의존도 높은 한국, 새로운 시장 발굴로 돌파구 모색해야

중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2015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경제성장률은 지난 3분기에 10년래 최저치를 찍었다. '3대 회색 코뿔소'로 불리는 기업부채,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을 비롯해 경제를 갉아 먹는 요인들이 중국 경제 곳곳에 버티고 있다. 소비 증가세가 줄고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실물 경제까지 위축되고 있다. 금융 시장도 불안정하다. 


주된 원인은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으로 나뉜다.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해온 경기 부양책은 중국 경제에 각종 부작용을 낳았다.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밖에 인구 감소 등 고질적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내수가 부진해 수출의존도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중국의 상황 탓에 더욱 치명적이다. 무역 분쟁으로 위안화 가치도 폭락했다. 외부 요인들이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확연하게 달라진 중국 지도부의 태도가 위기를 증명한다. 무역 분쟁 초기에 허장성세를 부리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며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를 취했다. 대국굴기를 외치던 시 주석의 위풍당당함에 내려앉은 부끄러운 그림자다.

 

이는 중국에 불어 닥친 위기 상황을 충분히 대변해주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단순 '슬럼프(Slump)' 상태를 넘어 이미 '위기(Crisis)'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경제성장률 뚝, 7% 시대 끝났다


고공 행진하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5년 상반기 분기 경제성장률을 끝으로 중국의 7%대 성장 시대가 마감했다. 이후 6%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성장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망도 밝지 않다. 경제 성장률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오는 2023년에는 5.5% 정도로 둔화한다고 예측했다. 게다가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책의 부작용이 가중되면서 하락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에 드리운 '3대 회색 코뿔소': 기업 부채, 그림자 금융, 부동산 버블


중국 정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시중에 풀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국영은행을 통해 자금을 쏟아냈다. 그 결과 부채도 함께 급증했다. IMF는 2008년 6조 달러에 머물던 중국 국가 총부채는 작년 말 28조 달러로 5배 가까이 치솟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非)금융 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140%에서 260%로 늘었다. IMF는 중국 국가 부채가 2022년 GDP의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도 5년 새 40%포인트가량 급증해 168%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72%)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일본(99%), 한국(106%)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치다. 미국이 최근 금리인상을 단행해 달러 가치는 계속해서 오르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으로 위안화 가치는 되레 추락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부담해야 할 부채의 실질 가치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이다. IMF는 "국제적 경험에 비추어보면 중국의 부채 증가추세는 파괴적인 위험이 도사린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부채 규모가 커지면 은행 간 거래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당국이 대응할 여지가 줄고 경기 둔화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부채가 불어나자 중국 정부는 은행 대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하지만 뒷북 조치에 불과했다.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거래인 그림자대출 증가만 불러왔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GDP 대비 그림자금융 비율 추정치가 62%에 달한다. 그림자금융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부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대출이 견인한 성장으로 중국 경제에 거품까지 꼈다. FT는 "중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중국 정부의 대출 확대로 도움을 받았지만, 이 때문에 대출에 의존하고 자산에 낀 거품으로 고통받는 경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버블이 형성됐다.

 

2015년부터 부동산 개발투자액이 10조 위안(162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에는 공급과잉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개발 업체들이 내년까지 갚아야 할 위안화 채무 규모는 3850억 위안(62조 6700억원)이며 달러화 표시 채무 규모는 145억 달러(16조 3600억원)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업계의 채무 불이행이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얼어붙은 투자, 부진한 내수시장


중국의 실물경제도 위기다. 소비 및 투자의 내수 경기 둔화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투자 증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2014년 12%에서 꾸준히 감소해 2018년 1~5월 간 10%를 밑돌았다. 2014년 15.7%에 달했던 고정 투자 증가율도 2018년 1~5월 중에는 6.1%로 절반 넘게 떨어지는 등 곤두박질쳤다.

증가하는 수출의존도에 무역전쟁은 치명타

내수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수출에 대한 경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중국의 수출 의존도는 18.9%에 달한다. 수출의존도는 GDP 대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킨다. 총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대미 수출 의존도는 18.9%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겠다며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은 중국에 지난 7월 340억 달러 규모의 1차 대중 관세 조치를 시행했다. 이후 8월 160억 달러 규모, 9월에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를 각각 내놨다.

 

관세는 9월 24일 10%에서 시작해 내년 초 25%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중국은 관세 조치 초기에 보복관세를 매기며 미국의 조치에 맞대응했다. 중국 정부는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600억 달러 규모 미국 제품 추가 관세 부과할 예정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매긴 고율 관세가 무역량 급감으로 이어지자 곧장 태세를 전환했다. CNBC가 7월 글로벌 컨테이너 무역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한 이후 중국산 제품 수입은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시버리 컨설팅의 미셸 루텡 이사는 "관세의 실제 효과는 25%의 세율이 적용되는 2019년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보복 조처를 하겠다며 미국에 으름장을 놓던 시진핑 등 중국 지도부는 나서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중국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총알이 떨어졌음을 방증한 셈이다.

불안한 금융시장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금융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주요 주가지수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올해 1월 24일 3,559.4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1월27일 현재 1000포인트가량 줄어든 2575.82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 시장도 마찬가지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미국 달러 대비 7% 하락하며 10년 만에 최저로 주저앉았다. 무역전쟁으로 금융 시장에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혼조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구절벽 앞둔 인구 최대국


중국도 인구가 줄고 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인 중국에 인구절벽이 다가오면서 경제에 충격을 안길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가능인구가 2015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1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2015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 수 자체가 줄기 시작했다. 2017년 발간된 유엔 ‘세계인구전망보고서’는 2024년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인구가 2017년 14억 950만 명에서 2050년 13억 6,450만 명으로 3.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정부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된 2015년 공산당 18기 5중전회에서 ‘전면적 2자녀 정책’ 시행을 발표했다. 정책 시행 결과 2016년 출생자 수는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그러나 이 출생자들이 생산가능인구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15년이 더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5~10년은 기반구축 단계로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각종 경제 문제를 불러온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경제적 부담을 나타내는 총부양비율은 2011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노후대책이나 사회보장이 불충분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경우 소비 억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생산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는 가운데 저임금 노동력인 농민공의 증가세도 크게 둔화하고 있다. 노동자 평균임금도 두 자릿수로 상승했다. 중국의 핵심 산업인 제조업 생산비용이 증가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넘어 세계 경제까지 위협

중국 경제가 휘청이면 한국 경제도 휘청인다. 한국과 중국의 경기 움직임은 비슷한 방향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최근까지 OECD 경기선행지수 한국과 중국 간의 상관계수 값은 밀접한 양(陽)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경제가 경기 하강세를 보일 때 한국 경제도 덩달아 경기 하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성도 높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30%에 근접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 위기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 지난해 시티그룹은 중국경제가 예상보다 더 깊은 침체 국면으로 빠져드는 상황을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 세계 경제 석학들 역시 세계 경제에 몰아치는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미·중 무역전쟁 중단 촉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고려해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와 민간의 상호 신뢰 회복 및 결속력 강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무역전쟁 및 경제위기 극복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시장 발굴을 위한 수출다변화 정책을 서둘러야 하며 산업경쟁력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엔 해외의 경제위기가 국내로 전염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U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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