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말싸미] 미리 하는 수강 신청, 이색강의 '광클'

김혜란 기자 / 기사승인 : 2019-02-18 1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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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앞둔 당신, '꿀잼' 보장하는 이 시간표를 들이십시오"

 

최근 미국 UC 버클리에 방탄소년단을 주제로 한 강좌가 개설됐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은 "왜 우리 대학엔 'BTS 수업' 없어", "저런 수업이면 연강(연이어 듣는 강의)도 가능"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 대학에도 방탄소년단 강의 뺨치는 이색 수업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당신의 50분을 '순삭(순간 삭제)'하는 시간표로 한 학기 준비를 미리 해보는 것은 어떨까

 

#캠퍼스판 '우결(우리 결혼 했어요)', 동국대의 '결혼과 사랑' 

 

▲ 동국대학교의 '결혼과 수업'은 '연서복'이라면 들어야 할 수업 중 하나다. [영화 '건축학개론' 캡처]

 

'연서복(연애에 서툰 복학생)'도 첫 사랑의 아픔을 잊지 못한 '헌내기(새내기의 반대)'도 한 데 모인다는 이 수업. "데이트가 무려 과제", "CC(Campus Couple) 하면 A+다"라는 소문에 수강 신청 마감은 3초만.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에 가까운 당신이라면 첫 수업이 조금은 낯설지도. 모든 수강생은 교단 앞에 나와 자기소개를 하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사랑의 작대기(?)'를 날린다고 한다. 

 

매칭된 학생들은 '만원으로 데이트하기', '집에 데려다주기' 등의 과제로 가상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이때 학생들은 한국 사회서 형성된 젠더롤, 연애 공식 등을 파악하게 되는데…. 그간 실제 연애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느끼며 이성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고 한다. 

 

동국대 커뮤니티에는 "애인과의 연락, 데이트 비용 문제로 고민이 많았는데 수업을 통해 대화로 푸는 법을 알았다", "교수 조언대로 교제한 기간만큼 '애도 기간'을 가졌더니 헤어나올 수 없을 거 같았던 이별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등의 간증(?) 글이 쏟아진다. 

 

물론 성비가 맞지 않으면 '남남 커플’이 탄생해 '브로맨스(Brother+Romance)'가 연출된다. 이를 경험한 학생들은 "인생 친구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며 달콤 씁쓸했던 연애의 맛을 남겼다.

 

#'알프th 아가th'처럼, 건국대의 '알프스 지역전설과 요들송'(ft.노홍철)

 

▲ 노홍철처럼 '번데기 발음'에 서툴다면 건국대학교의 '알프스 지역전설과 요들송'이란 수업을 들어보자. [MBC '무한도전' 캡처]

 

일명 '번데기 발음(θ)'이 어려운 당신이라면 이 수업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한 학기에 요들송 3곡은 '완전정복'. '요를레이~ 요를레이요' 신나게 노래를 부르다 보면 움츠러들었던 혀는 절로 유연해질 것이다. 

 

강의 소개는 '기차를 타고 가며 창문을 통해 구경하듯 편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수업'이라는 한 줄로 시작한다. 암기식 강의에 지치고, '스라밸(스터디 앤드 라이프 밸런스)'을 꿈꾸는 학생에겐 배낭여행 같은 자유로운 수업이 되지 않을까. 

 

이 수업은 건국대 교수들의 '학문의 자율성'이란 교육관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음미체(음악, 미술, 체육 과목)'가 경시되는 한국 교육 현실서 탈출해 자유롭게 노래도 부르고, '삶을 위한 교육'을 경험하길 바랐다. 

 

한때 이 강의를 맡았던 이동용 교수는 요들송 뿐만 아니라 시를 함께 가르쳤다. 그는 "좋아하는 시 한 편이라도 머리에 외우고 있으면 중요한 업적이다"며 "이는 질 좋은 생각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벽돌이 될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요들송 가락과 시의 운율을 음미하며 다양한 언어를 곱씹게 되면 유연해진 혀만큼이나 유연해진 뇌를 갖게 될 터. 한 학기를 요들송으로 채운다면, 당신도 '뇌섹(뇌가 섹시한)녀', '뇌섹남'이 될 수 있다

 

#날로 먹는 강의(?), 날생선을 배우는 부경대의 '생선회 이야기'


▲ 부경대학교 조영제 교수는 '생선회 이야기'라는 수업에서 '한국 회의 세계화'를 강조한다. [티브로드 '파워인터뷰인' 캡처]

한때 SNS서 회자된 '제주대학교의 감귤 포장학', '대불대학교의 목탁 제조학' 등은 이제는 고전 유머가 됐다. 하지만 부경대학교의 '생선회 이야기'는 농이 아니다. 실제 존재하는 수업이다. 

 

2000년부터 이 강의를 시작한 조영제 교수의 '회부심(회+자부심)'은 예사롭지 않다. 그는 UPI 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 회와 구별되는 한국 회만의 특징이 있다"며 "일본 회는 선어 중심이라면, 한국 회는 활어로, 그 쫀득한 식감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어 한 학기에 300명 정도의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예전에는 700명이 넘는 학생들과 함께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수업에서 생선회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며 "장어의 꼬리는 정력에 좋을까요?", "비가 오는 날 회를 먹으면 안 될까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어느덧 인터뷰는 강의의 축소판이 돼 갔는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교수의 입담에 흠뻑 빠지게 된 자신을 발견하고 나니 부경대의 인기 강의임은 분명해 보였다. 

 

혹시 앞선 질문에 답을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생선회 이야기' 수업 청강 신청은 어떨까. 회는 날로 먹되, 지식은 날로 먹을 수 없으니까!

 

#순삭
'순삭’은 '순간 삭제’ 또는 '순식간에 삭제됨’의 준말. 게임에서 처음 쓰던 이 용어는 상대방의 캐릭터를 순식간에 죽였거나 자신의 캐릭터가 순식간에 죽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제는 '치킨 순삭' '주말 순삭' 등 맛있는 음식을 금방 먹어 치웠거나 소중한 시간 따위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음을 아쉬워할 때 쓴다.

 

#자만추
'자만추'는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의 준말. 소개팅이나 맞선 같은 만남보단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시작된 만남을 즐기는 연애관이다. 한편 '인만추'는 인위적인 만남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자만추'와는 정반대의 의미. 반면 '아만추'는 아무 만남이나 상관없다는 '오픈 마인드형 연애관'에 가깝다.

 

#스라밸
'스라밸'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에 이은 신조어. 'Study and Life Balance', 즉 공부와 삶의 균형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제 학생들도 공부와 휴식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얘기. 취업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대학생이지만 마냥 팍팍하게 살기보단 일상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챙기겠다는 삶의 자세라 볼 수 있다.

U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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