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의혹' 승리, 숱한 의혹들 두고 입대하겠다고?

홍종선 기자 / 기사승인 : 2019-03-12 10: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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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의 프리즘] 계속 한 발 늦었던 승리, 이번엔 먼저 나서길
연예계 은퇴는 수사결과가 밝힐 진실-대중의 마음이 결정하는 것
현역입영연기원서로 '도피성 입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길 바라

빅뱅 승리가 11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급격히 악화되는 여론 앞에서 끝내 무릎을 꿇었다.

승리는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 및 마약 유통, 성추행·폭행 의혹과 관련해 처음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 승리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는 글을 올렸다.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그 사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승리와 아버지, 동생은 승리를 감싸고 나섰다. 양현석 대표는 승리가 나선다는데 본인이 보류했다면서 "확인할 사람이 승리밖에 없어 입장 발표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단초가 된 김상교 씨 폭행사건 당일 승리는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것, 군 입대를 앞두고 버닝썬의 사내이사 직을 사임했다는 것, 소변과 모발 검사를 통해 마약 복용 관련해서는 조금치의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가족까지 나섰음에도 부정적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드디어 승리가 공식입장을 냈다. 그러나 여전히 사과보다는 "억울하다"는 호소가 앞섰다.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홍보 담당이었음을 강조했다.

 

본인의 입장 표명으로 일단락됐다고 생각한 건지 승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다 솔로콘서트를 추가했고 SNS를 통해 셀프 홍보했다. 양현석 대표가 앞선 공식 입장문 말미에 블랙핑크, YG보석함, 위너, 아이콘의 새 소식을 예고한 것과 닮은꼴이었다.

버닝썬의 경찰 유착은 물론이고 계속 터져 나오는 개인 관련 의혹에도 꿋꿋했다. 디스패치가 각종 증빙서류를 첨부해 필리핀 팔라완섬에서의 최소 6억 원짜리 생일파티를 보도해도 흔들림이 없었고, SBSfunE가 SNS메신저 내용을 근거로 2015년 12월의 성접대(성매매알선) 의혹을 제기해도 조작이라고 강변했다.

이때도 승리 대신 소속사 YG엔터엔터테인먼트와, 승리가 공동대표로 있는 유리홀딩스가 먼저 나섰다. YG엔터엔터테인먼트는 승리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라며 "조작됐다" "그런 대화를 나눈 적 없다" "오래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내용을 알렸다. 유리홀딩스의 입장은 더  단호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카톡 내용은 전부 사실무근이다" "승리와 회사에 앙심을 품고 있는 누군가가 허위로 조작된 카톡 내용을 제보하고 있고 확인 절차 없이 보도됐다"고 했다. "참으려 했지만 해도 너무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의 경찰 자진 출석을 예고했다. 드디어 승리가 움직였다. 자진 출석을 희망해도 경찰의 자료준비가 선행돼야 하므로 당장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들을 무색하게 만들며 승리는 경찰에 나가 8시간 30분의 밤샘조사를 받았다. 이때 승리 측은 마치 마약검사만 음성이 나오면 마치 모든 의혹이 풀릴 것처럼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진실은 승리의 편이 아니었다. SNS메신저와 그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심지어 조작하면 바로 탄로 난다는 조작방지 해시코드가 심어진 휴대전화 자료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됐다. 경찰도 당초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강남 클럽 압수수색을 통해 SNS메신저 대화 내용이 담긴 저장장치를 확보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꺼낸 카드는 군 입대였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운전특기병으로 지원한 의무경찰의 합격여부와 상관없이 오는 3월 25일 현역으로 군 입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중은 어리둥절했다. 한편으로는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모든 의혹을 풀겠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 입대를 하겠다는 발표에 '도피성 입대'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야말로 '버닝썬 게이트' 급으로 사건이 번지는 상황에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이 닿지 않는 군대로 가겠다는 게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일이라는 걸 승리와 YG엔터테인먼트는 진정 몰랐던 걸까.

군 입대를 희망하는 승리와 YG엔터테인먼트의 발목을 잡는 새로운 보도가 11일 다시 한 번 SBSfunE를 통해 나왔다.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문제의 SNS메신저 대화창에서 남녀의 사생활 영상과 여성의 신체 사진이 공유됐다는 것, 영상 속 남성이 해당 대화창 안에 있었다는 것, 해당 창에서만 확인된 피해 여성이 10여 명이라는 것, 창 안의 8명 중 누구도 몰래 촬영한 성행위 영상과 이의 공유(유포)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 8명에는 승리와 박한별 남편 유 씨(유리홀딩스 공동대표) 및 연예인 2명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폭로됐다. 그리고 당일 저녁 SBS뉴스는 성관계 영상 속 남성이 가수 겸 예능인 정준영이라고 실명을 밝혔다.

정준영의 실명이 밝혀지기 직전, 승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조차 "몰랐다"는 입장이다. 승리는 "지난 한달 반 동안 국민들로부터 질타받고 미움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들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된다"면서 "YG와 빅뱅의 명예를 위해" 결심했다고 은퇴의 변을 밝혔다.

언뜻 보면 대단한 결심을 한 것으로 읽힌다. 그런데 묻고 싶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이 연예계 은퇴 선언인가. 연예계 활동 여부는 어차피 수사에 의해 밝혀질 '진실' 그리고 대중의 마음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까. '질타' '미움' '국민 역적'의 단어에는 승리의 서운함과 억울함이 읽힌다. 수사와 별도로 현 상황에만 비춰보더라도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다.

승리의 연예계 은퇴가 인기연예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포기하는 상황이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승리가 용기 있게 내야 할 것은 '현역 입영 연기 원서'이다. 그리고 은퇴 선언 서두에 스스로 밝혔들이 "수사 중인 사안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그것이 오는 25일 군 입대가 도피성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방법이다. 

 

U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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