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승리‧신동욱, 연예인 해명이 남기는 궁금증

홍종선 기자 / 기사승인 : 2019-02-11 11: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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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할 날이 없는 연예가. 열애설이든 민사상 사기든 형사상 사고든 사건이 터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해명 또는 공식입장. 본인의 이름으로든 소속사 입장으로든 혹은 가족이나 지인의 의견으로든 대중에게 전달되는 해명 의견을 접하다 보면 어김없이 남는 궁금증이 있다. 정말 이 내용이면 대중이 고개를 끄덕이고 대중의 마음 안에 자리한 모든 의혹과 의구심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그 중의 특정 말이나 문구가 사건 당사자를 곤란하게 하거나 해치는 부메랑이 될 줄 정말 모르는 걸까.

역시나 그런 궁금증 혹은 안타까움을 남겼던 최근의 사례를 짚어 볼까.
 

▲ 그룹 '빅뱅'의 승리(왼쪽), 배우 신동욱. [정병혁 기자·뉴시스]

승리는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이 폭행 사건에서 시작해 대마초, 물뽕, 마약, 성추행, 성폭행 등으로 의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사과는커녕 입장문도 내지 않았다.

되레 먼저 나선 건 그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이사 사장이었다. 양 대표는 "소속 가수들의 개인사업은 YG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어 온 일인지라 YG가 나서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참으로 애매한 상황인데다가, 사실 확인을 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 어려움이란, 저 역시 해당 클럽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클럽 관련자들이 누군지 전혀 모르는 상황인지라, 해당 사건에 대해 누구에게도 자세히 물어보거나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유일하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은 승리인데, 사고 당일인 11월24일 승리는 현장에 새벽 3시까지 있었고, 해당 사고는 새벽 6시가 넘어서 일어난 일임을 확인했습니다"라고 적었다.

'클럽에 가본 적도 없어 자세히 물어보거나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유일하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은 승리였다'. 이 글 바로 앞부분에는 빠르게 답변을 드리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그럼 소속사의 공식입장을 사건 관련자(양현석 대표가 극구 승리는 클럽 버닝썬의 폭행-마약과 무관하다고 주장했기에 아직은 당사자가 아닌 관련자로 적는다) 한 명에게 묻고 적었다는 것인가? 이것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말에 대한 설명조차 되지 않는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 시간 동안 YG 자체로 어떤 노력들을 통해 어느 선까지 확인해 사건 정황을 파악했고 그렇게 파악된 진실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는 게 좋지 않았을까. 마약과 성폭행이라는 입에 올리기도 무서운 의혹들이 제기된 상황인 만큼 구체성은 너무나 중요하고, 모호성은 또 다른 의혹만 남길 뿐이다.

양현석 대표 명의로 발표된 YG 공식입장문의 모호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내 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승리가 얼마 전 사임한 이유는 승리의 현역 군입대가 3~4월로 코앞에 다가오면서 군복무에 관한 법령을 준수하기 위함입니다"라면서 "승리는 클럽뿐 아니라 승리의 이름이 등재되어 있는 모든 대표이사와 사내 이사직을 사임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라고 적었다.

사실 이 두 문장 사이에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0조에 따르면 '군인은 군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국방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되어 있으며, 구체적으로 '기업체의 이사, 감사, 업무를 집행하는 무한책임사원, 지배인, 발기인 또는 그 밖의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라는 문단이 있다. 공식입장문 가운데 구체성이 빛나는 부분이다.

법령도 정확히 적었고 클럽 버닝썬의 사내이사 직도 사임했다는데 어디가 모호한지 되물을 수 있겠다. 이 공식입장의 가장 중요한 효과는 클럽 버닝썬의 각종 사건 및 의혹과 승리 사이의 선긋기여야 한다. 거기서 중요한 객관적 사실은 사내이사 사임이다. 그리고 나름대로는 클럽 버닝썬 외의 사업을 대중이 알고 있음을 감안하여 다른 사업장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직에 대하여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중이 승리의 클럽 버닝썬 사내이사직 사임이 YG가 알린 것처럼 군복무에 관한 법령을 준수하기 위함이었음을 믿으려면 여타 객관적 상황이 뒷받침돼야 한다. 양현석 사장은 '얼마 전 사임'이라고 적었다. 왜 구체적 시기를 밝히지 않았을까. 사임 시기가 이 모든 의혹이 세상에 터져 나오는 시발점이 된 문제의 폭행사건 후라 해도 군복무 법령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불필요한 언급으로 의심을 사지 않으려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재차 말하지만 이 엄중한 시기엔 작은 걸 감추는 게 큰 의구심을 산다.

또 하나의 모호성이 있다. '클럽 외 대표이사 직과 사내이사 직을 사임하는 과정 중에 있다'. 폭행사건 후 이사직 사임이 진정 오비이락이었을 뿐 군인의 신분으로 영리 활동을 하지 않으려는 게 목적이었고, 클럽 버닝썬과의 선긋기 또는 꼬리자르기라는 세간의 의혹은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자 했다면, 폭행사건으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클럽 버닝썬의 사내이사 직만 내놓지 말고 다른 이사직들도 모두 사임한 뒤 입장문을 내놓는 게 좋지 않았을까. 물론 그러한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하루라도 빨리 대중에게 해명하고자 그리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묻고 싶다. 군인이 되어 영리활동을 이어가지 않으려는 게 주요 목적인데, 왜 경영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홍보만 담당한 클럽 버닝썬의 이사직부터 사임했으며 어머니는 왜 함께 감사직을 내놓았는지, 과정 중에 있다는 다른 이사직은 현재 모두 사임한 상태인지 궁금하다.

양현석 대표의 글로 여론이 돌아서지 않자 결국엔 양 대표의 만류로 나서지 않았던 클럽 버닝썬 사건 관련자 승리가 직접 나섰다. 승리는 "클럽의 홍보를 담당하는 사내이사였다.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내 역할이 아니었다"고 명확히 했다. 그의 글은 과거 자신이 하늘로 날렸던 부메랑을 불렀다. 대중의 기억력은 승리의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승리는 지난해 3월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다. "내가 얼마 전에 클럽을 하나 오픈했다"며 "요즘은 클럽과 라면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클럽 버닝썬 관련 해명글에 부메랑이 된 말은 이 대목이다.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만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저는 진짜로 한다. 안 그러면 신뢰하지 않는다. 가맹점주들과 같이 고생해서 안 되면 괜찮은데, 승리라는 이름만 팔고 안 되면 저분들이 들고 일어선다. 그러지 않기 위해 제가 직접 다 한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버닝썬 직원들의 인사를 받고 위풍당당하게 클럽에 입장했고 몸소 레이저 조명과 음향을 체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위대한 개츠비'를 따 '위대한 승츠비'로 불렸다.

대중은 방송에서 직접 본 승리의 말과 행동을 믿을까 승리의 글을 믿을까. 해당 방송 내용에 대해, 클럽 버닝썬 의혹에 대해 승리의 아버지가 해명에 나섰다. 양현석 대표 다음이었고, 승리의 여동생이 '승리 버닝썬 사건의 스카이캐슬급 반전 충격적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SNS에 게재한 날이었으며, 승리가 직접 나서기 하루 전이다. 승리 아버지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승리는 지분을 지닌 사내이사일 뿐이다. 아들은 이사에 불과한데 연예인이다 보니 방송에서 자신이 운영한다고 말을 했고 그래서 '승리클럽'이 돼 버렸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이사에 불과한데' '연예인이다 보니 방송에서'라는 말들은 대중의 반감을 사기 십상이다. 이사가 그리 가벼운 직책이 아니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연예인이다 보니 방송에서? 연예인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발언이고 대중이 시청하는 방송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이다.

승리를 둘러싼 문제만이 아니다. 탤런트 신동욱의 할아버지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낸 사과문도 한 가지 큰 궁금증을 남겼다.

당초 신동욱에게 효도를 조건으로 땅과 빌라를 양도했으나 이후 찾아오기는커녕 퇴거통보서를 보냈다며 손자의 불효막심을 토로했던 할아버지. 이후 신동욱의 드라마 '진심이 닿다' 하차로 일단락되는 듯하더니 더욱 확실한 마무리 발표가 나왔다. 핵심 내용은 '모든 것이 나의 흐린 기억력과 판단력에 따른 오해이고 착각이었다'는 것이고 '보다 환경이 좋은 요양병원으로 모시려 했다는 말에서 진심을 느꼈다. 미안하고 사과한다'는 것이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깔끔하게 다듬어진 할아버지의 마음을 끝까지 읽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있어야 할 게 없다.

당시 대중이 가장 충격을 받은 부분은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퇴거통보서를 보냈다는 것, 그런데 그 집의 명의가 당시엔 다른 사람일지라도 애초 할아버지의 것이었다. 부차적으로 이 집의 양도가 효도를 조건으로 했다는 것,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준 집을 손자가 여자친구에게 주었고 여자친구 이름으로 퇴거통보서가 날라들었다는 것이 흔치 않은 풍경이라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신동욱 소속사 측이 신동욱의 아픈 가족사를 공개하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양도였다는 것을 밝히고, 할아버지의 미흡한 관리 능력을 생각해 엉뚱한 이에게 재산이 양도될까봐 돌려드리지 않은 것이며 퇴거통보는 요양병원으로 모시기 위한 절차였다고 해명을 내놓았지만 대중을 설득하지 못했다. 희귀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극복하고 대중의 지지와 응원 속에 연기활동도 확대일로에 놓여 있던 신동욱이었지만 싸늘한 여론 속에 드라마 하차를 단행해야 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SKY캐슬 급' 반전. 할아버지는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로 돌리는 사과문을 발표하며 손자의 향후 행로를 열었다. 그 사실관계를 의심하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충격이 컸던 만큼 해명문은 바로 그 충격의 지점을 설명하고 해소해야 한다. 두루뭉수리하게 해명해서도 안 되지만 핵심 쟁점을 언급해야 신뢰도가 높아진다. 바로 퇴거통보서다. 상식적으로 볼 때 보다 환경 좋은 요양병원으로 모시려는 게 궁극의 목적이었다면, 그리고 새로운 집주인이 생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아닌 여자친구라면, 할아버지를 요양병원으로 모신 뒤 집을 처분하든 입주하면 되지 않았나 하는 대중의 합리적 의심을 이참에 해소하는 게 좋았다. 작은 구멍이 댐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곤란한 부분일수록 구체적 해명으로 대중을 설득하고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게 대중연예인의 숙명이다.

승리의 클럽 버닝썬 관련 해명들과 신동욱의 효도사기 사건 관련 사과문이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되레 궁금증을 낳는 이유. 혹시 사건의 중대성을 파악하고 있지 못해서는 아닌가, 대중의 또렷한 기억력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해명에 대한 대중의 반응보다는 해명 자체가 중요한 것인지, 이 와중에 승리는 자신의 자카르타 솔로투어를 SNS 홍보하고 YG 역시 소속 걸그룹의 새 앨범 발표와 해외투어 계획을 알렸다.

 

U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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