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주년 특별기획④] 인간을 돕는 AI 시대…아직은 '현재진행형'

김이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07-22 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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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디지털 전환' 강조…산업별 AI 활용 프로그램 개발 경쟁 치열
편리성 높지만 완벽한 처리 '한계', "기술 낙관론 경계, 지원 뒷받침돼야"
▲ 2016년 3월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세기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구글 제공]


2016년 3월 펼쳐진 '세기의 대결'은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됐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九단과의 바둑대국에서 승리한 것. 이른바 '알파고 쇼크'는 인간에게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선사했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AI 기술력 확보에 나서게 된 까닭이다.

바둑만은 아니다. AI는 현재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접목돼 있다. 다양한 산업에서 비대면·자율 시스템으로 이미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과 대결하면서 놀라움을 줬던 인공지능이 사람의 머리, 손과 발로서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는 얘기다. 일종의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사회가 도래한 셈이다.

집안 풍경 바꾸는 AI 스피커…경쟁 불 붙어

먼저 일상생활에서 와닿는 기술은 'AI 스피커'다. 가령 "비올 때 듣기 좋은 노래 틀어줘"라거나 "슬픈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면 이용자마다 각각 다른 음악을 추천해준다. 실시간 뉴스나 날씨 등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점유율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9년 3월 말 기준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을 통한 AI 스피커 판매대수는 412만 대였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과 더불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선두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택시 호출', '배달음식 주문' 등 새로운 기술이 계속 추가된다. 특히 독거노인이 넘어지거나 다쳤을 때 "살려줘" 혹은 "긴급 SOS"라고 외치면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한다. 이후 보안전문 업체에 자동 연결되고 즉시 119로 연계된다. 일상에서 손쉽게 이용 가능한 AI 스피커가 집 안 풍경을 바꾸고 있다.


'챗봇'바람 부는 시중은행…키워드는 '디지털 전환'

 
바깥 풍경도 마찬가지다. AI와 인간이 만나는 지점이 늘어나고 있다. AI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인 '챗봇'은 이제 보편적 기술이다. 챗봇은 '챗(Chat, 대화)'과 '봇(Bot, 로봇)'을 조합한 단어다. 사용자가 질문을 했을 때 시스템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답을 해주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특히 금융권의 챗봇 바람이 거세다. 각국의 은행들은 수년 전부터 챗봇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에리카, 홍콩상하이은행(HBSC)의 에이미, 도이치방크의 데비, ING그룹의 잉가 등이다. 시장조사기관 주니퍼리서치는 챗봇 도입으로 세계 은행권이 2023년까지 73억 달러(약 8조5000억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 2018년 11월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인간친화형 인공지능 캐릭터 '챗봇' 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들도 올해 하반기 경영키워드로 '디지털 전환'을 전면에 세웠다. 챗봇을 통한 개인 맞춤형 금융상담 서비스와 더불어 다양한 영역에서 AI 활용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 강화와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다. '혁신할 줄 아는 조직'으로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할 뿐 아니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앱을 통한 금융 서비스보다 말로 하는 게 훨씬 간편해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과 IT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AI 기반 프로그램은 '편리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예금을 해지한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은행 앱을 켜고 채팅창을 통해 "예금 해지해 줘"라고 명령한다. 그럼 가입된 예금 목록이 순서대로 뜨고 해지절차로 연결된다. 클릭만 하면 확인 후 몇초 내로 해지가 되는 셈이다. 다른 은행 업무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카드 재발급해줘"라거나 "통장 개설에 필요한 것 알려줘"라고 말하면 해당 서비스 설명과 함께 관련 키워드가 나열된다.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팅창 대화를 통해 즉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이런 추세는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업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AI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대량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상품을 추천해준다. 펀드매니저 대신 AI가 자산관리를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생활 속 금융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각종 금융 정보를 모아 상태를 진단함은 물론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까지 계산해준다. 보험개발원은 'AI 수리비 자동견적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사고 차량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입력하면, AI가 파손 정도를 인식해 자동으로 수리비를 계산해주는 식이다.


늘어나는 AI 활용…완벽한 처리에는 '한계'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도 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때 누구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개발하고 개방한 AI 프로그램(오픈 API) 이용 건수는 지난 3월 기준 1200만 건으로 전년 대비 7배 급증했다. 인공지능 API 활용이 늘어나면서 지능화 기술과 관련한 인공지능 전문기업도 2017년 말 35개에서 2018년 말 44개로 25.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고 특히 젊은 층은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AI 기술도 그 만큼 지속 개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AI와 연동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완벽한 처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7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AI스피커 사용경험자의 이용만족률은 49%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이유는 '음성 명령이 잘되지 않는다(50%)', '자연스런 대화가 곤란하다(41%)', '소음을 음성 명령으로 오인한다(36%)' 순이었다.


▲ 지난 5월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을 찾은 구직자들이 AI현장 매칭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기술 낙관론 경계…지원 뒷받침 돼야"

회사원 A(30) 씨는 "모바일 뱅킹 앱을 자주 사용하는데, AI 기반 채팅은 인식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아 불안하다"면서 "기존 모바일 뱅킹 앱에서 음성인식이 추가된 게 인공지능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직접 하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인공지능은 규칙기반이기 때문에 기술 자체에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 같은 경우는 AI가 대출심사, 신용카드 발급 등에 쓰이긴 하는데 왜 그렇게 의사결정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설명을 할 수 없는 함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술적 낙관론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반대급부를 많이 봐야한다"면서 "신뢰성이나 안전성에 더 중점을 둬야 공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가 대화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이어지는 채팅, 콜센터의 자동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으로 저변이 약한 건 맞지만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20년 전 인터넷 벤처기업을 육성해나갈 때처럼 사회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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