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6위서 발탁"…일본 경제보복이 만든 과기부 장관

오다인 기자 / 기사승인 : 2019-08-16 10: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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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과기부 장관에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지명
반도체·인공지능 전문가…日 수출규제 속 부상한 '극일카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앉히기 위한 인사청문요청안이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요청안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는 데 기여한 주역"이라며 지명 취지를 밝혔다.

이런 취지는 최 후보자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최 후보자는 지난 12일 과기정통부를 통해 배포한 자료에서 "저는 경력의 대부분을 반도체와 AI 분야의 연구자로 보냈다"면서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온 국민이 체감하고 있다. 국가의 중장기 과학기술 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로서 이 분야 연구 개발을 촉진하고 관련 부처와 협력하면서 이 문제에 대처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복수의 학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애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하마평에서 6위에 그쳤거나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7월 4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인해 한국의 주력 산업을 둘러싼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최 후보자가 이를 타개할 '극일(克日)카드'로 급부상한 후 최종적으로 청와대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최 후보자는 서울 중앙고등학교, 서울대 전자공학과 학사,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석사, 미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78년부터 1983년까지 금성사(현 LG),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미 케이던스에서 근무했다. 이후 현재까지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NPRC) 센터장이기도 하다.


▲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과기정통부 제공]


靑, 일본 사태 속 적임자 물색…막판에 뒤집혀

최 후보자 외에 하마평에 올랐던 후보자로는 △ 유영민 현 과기정통부 장관(유임)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 △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청주 청원) △ 최재유 전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회장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2017년 7월 과기정통부 출범부터 초대 장관직을 수행해 온 유영민 현 과기정통부 장관은 총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따른 후속과제 추진을 위해 유임이 유력시됐다. 이상민 의원은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 관계자는 "이번 과기정통부 장관 지명을 위해 청와대가 풀(인력 충원을 위해 직무에 적합한 사람을 여럿 구성해놓은 집단)을 20명 가량 갖고 있었고 그 중 5~6명으로 압축이 됐다"면서 "사실 최 후보자는 번외였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사태가 심화하고 원천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언급되면서 최 후보자가 급부상했다"며 "검증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막판에 뒤집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장관 지명 후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소재와 관련 기술의 자립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특히 연구개발(R&D) 프로세스를 점검해 혁신을 이뤄 나가겠다"면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학계와 산업계가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개각 당시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동호 카이스트 교수는 자녀 특혜 채용, 부인 동반 출장, 부실학회 참가 의혹 등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바 있다.

최 후보자에 대해서도 지난 15일 언론 보도에 의해 지도학생의 부실학회 참가 의혹이 일었다. 하지만 최 후보자는 즉시 설명자료를 내고 "부실학회에서 운영하는 학술대회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전적으로 지도교수인 후보자 본인의 잘못"이라면서 "2012년 11월 당시로썬 부실학회 여부를 의심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갖춰나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 총 106억4000만 원 재산 신고

최 후보자는 이번 인사청문을 위해 배우자(한양대 교수)와 모친, 자녀를 합쳐 총 106억40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 두 채(각각 9억4000만 원, 10억2000만 원)를 보유했으며 지분은 부인과 절반씩 나눴다. 부인 명의로는 경기 부천의 공장 건물과 부지 50억4000만 원, 서울 동교동 상가 3억1000만 원을 각각 신고했다.

본인 예금은 16억5000만 원, 부인 명의 예금은 13억6000만 원이다. 차량은 배우자 명의로 2010년식 아우디 A4(1379만 원), 부부 공동 명의로 2018년식 아이오닉 하이브리드(895만 원), 장남 명의 2010년식 혼다(764만 원)를 신고했다.

이 밖에도 부인 명의 콘도 회원권(2775만 원), 헬스회원권(600만 원), 본인 명의 순금메달(2193만 원)이 있다. 모친과 장남, 장녀는 예금과 자동차를 포함해 2억10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동생, 최영애 전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누나, 김용옥 전 고려대 철학과 교수가 매형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서가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8월 말 개최가 유력시된다.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과기정통부 장관의 임기는 2년이다.


U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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