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평화당의 운명은?

김광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9 13:33:51
  • -
  • +
  • 인쇄
평화당 반당권파, '대안정치연대' 결성
유성엽 "일단 10명으로 출발" 신당 창당선언
당권파 "'지도부 흔들기'…공천권 내놔라는 것"
바른미래 호남계, 무소속 의원들과 거물급 외부인사 합류가 관건

민주평화당이 최근 당권파와 반(反)당권파로 쪼개지며 간판을 내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국민의당 시절 외연 확장을 위해 바른정당과 손을 잡겠다는 주류의 움직임에 "보수 정당과는 함께 할 수 없다"며 당을 뛰쳐나온 지 1년 반 만에 또다시 분당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평화당 내 반당권파 의원 10인은 지난 17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연대) 결성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한국정치를 재구성할 것"이라고 밝히며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평화당은 전날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 동안 당 진로에 관한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당장 제3지대 창당을 준비해야 한다는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 의원 중심의 반당권파와 현재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정동영 대표 중심의 당권파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실 반당권파가 제3지대 정당을 추진하는 것은 내년 총선 때문이다. 1~3%를 오가는 저조한 지지율, 교섭단체 구성 요건(의원 20명)을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당의 규모를 감안하면 총선을 앞두고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당권파는 정동영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렀다가는 '1석도 건지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왼쪽)와 유성엽 원내대표. [뉴시스]

대안정치연대 "9월 정기국회 전에 신당 출범시킬 것"

대안정치연대에는 김종회,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용주,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등 총 10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하는 의원 둘을 포함한 16명 의원 중 절반 넘게 참여했다.


대안정치연대 태스크포스팀 대표를 맡은 유성엽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일단 10명의 의원으로 출발하지만 앞으로 대안세력을 더 묶어가겠다"며 "내년 총선 제1당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오는 9월 정기국회 전 신당을 출범시키고 연말쯤 2단계, 총선에 임박해 3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이 3단계 과정을 통해 비정치권 출신의 새로운 인물에게 당권과 총선 공천권을 부여함으로써 총선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유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밝히기에는 이 시점에서 맞지 않는다"면서도 "한 3~4명 정도 물색해 놨다"며 재계와 학계 등에서 당대표급 인사에 대한 영입작업이 시작됐음도 언급했다.


다만 당장 탈당·분당이 있지는 않을 분위기다. 유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탈당을 결행하자는 강한 주장도 있었지만, 제3지대 신당을 반대하는 분들도 함께 설득해 평화당 전체가 같이 움직이는 게 좋지 않으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안정치연대는) 분당이 아니라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전환위원회다. 결코 탈당이나 분당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안정치연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넘어야 할 산 많아…호남계 의원들 합류와 외부인사 충원이 숙제

그러나 당권파는 제3지대 창당 선언을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했다. 정동영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선정권과 공천권을 내놔라, 당 대표직을 내놓으라'며 지난 1년 동안 그 원로 정치인은 정동영 대표를 대표로 인정한 적이 없다"면서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대안정치연대에 참여한 박지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다음날 박 의원은 정 대표가 자신을 맹비난한 것과 관련해 "정동영 대표가 곧 저한테 또 '형님!' 하고 찾아올 것이다. 그분은 바쁘면 저한테 '형님!' 하고 찾아온다"며 조만간 정 대표가 자신과 뜻을 같이하리라 점쳤다.


반면 정 대표는 자강에 힘쓰되 현역의원과 원외지역위원장, 외부 인사 등을 망라하는 '대변화추진위'를 구성해 제3지대 형성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19일 자신의 지역구가 포함된 전북 전주에서 첫 지역 총선기획단을 발족시키기로 했다. 이는 당권파가 추진하는 자강책의 일환으로, 총선 기획단 조기 발족을 통해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1:1' 구도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이러한 당권파의 극심한 반발도 문제지만 이들이 원하는 외연 확장을 통한 제3지대 구축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대안정치연대는 옛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과 박주선·김동철·주승용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을 1차적 합류 대상자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총선이 임박해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이탈하는 일부 의원들이 제3지대에 의탁할 수도 있다는 장밋빛 기대도 품고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계 의원들의 경우, 당장 이들과 함께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과 평화당 소속 지역구 의원 14명을 모두 합쳐도 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명에 이르지 못한다.

또한 다음달 15일 정당보조금 지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섭단체도 이루지 못할 탈당을 감행하는 것은 이들에게 실익이 별로 없다. 바른미래당은 통합 이후 구조조정 과정 등을 통해 내년 총선을 대비해 당비를 모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인사들이 이를 포기하고 탈당을 감행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들이 힘을 합친다 해도 이렇다 할 대선주자급 인사가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아울러 대안정치연대에 참여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창당 방식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어 교통정리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의원총회에서 정동영(가운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장병원 의원, 오른쪽은 유성엽 원내대표. [뉴시스]


장병완 "참신한 분들께 기회 많이 줘서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아야"

이에 대해 대안정치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장병완 전 원내대표는 에 "당장 분당이나 탈당 수순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장 전 원내대표는 "이전부터 당 안팎에서 민주평화당이 이대로는 존립 자체가 힘들다는 의견이 팽배해있었다"며 "정동영 대표가 자기 중심적으로 당을 운영해오면서 당의 확장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합류하지 않은 당내 의원들도 당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분들과도 함께 하기 위해 계속 설득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장 전 원내대표는 특히 "외부에서 훌륭한 인사들을 모시기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놨다"며 "현 시점에서는 평화당을 뛰어넘는 대안정당이 필요한 시점이라 기성 정치인들이 아닌 참신한 분들께 기회를 많이 줘서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의 합류 시기에 대해서는 "때가 무르익어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처럼 야권의 정개개편을 주도하기 위해 평화당의 반당권파 세력들이 칼을 뽑았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거물급의 외부인사 수혈과 더불어 바른미래당 또는 무소속 의원들의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안정치연대'라는 이름처럼 이들이 과연 양당 체제를 뛰어넘는 대안정당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단순한 내홍에 그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인물

+

만평

+

스포츠

+

LG 투수 류제국, 돌연 은퇴 "과분한 사랑 감사" [오피셜]

LG 트윈스 투수 류제국(36)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23일LG는 류제국이 지난 22일 밝힌 은퇴 의사를 다음날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밝혔다.류제국은 덕수정보산업고 재학 중이던 2001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았고 그해 고교 졸업 직후 2001년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5년 만인 200...

'마시알 골' 맨유, 울버햄튼과 1-1 무승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1-1로 비겼다.맨유는 20일 새벽 4시(한국시간) 잉글랜드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홈팀 울버햄튼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뒀다.지난 1라운드에서 첼시를 4-0으로 대파한 맨유는 이날 연승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맨유가 공격 주도권을 쥐었고 울버...

램파드의 첼시, 레스터 시티와 1-1 무승부…첫 승 실패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첼시가 레스터 시티와 1-1로 비겼다.첼시는 19일 새벽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원정팀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뒀다.램파드 감독은 지난 12일 열린 EPL 1라운드 원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4로 대패해 혹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