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정호 '꼼수 증여', 공염불된 '깐깐한 인사'

류순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03-30 08: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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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이 낳은 문재인 정부,고위공직자 5대 원칙 어디로 갔나
다주택자 국토장관 지명에 다시 고개드는 '부동산 불패신화'

문재인 정부는 진보적인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어느새 ‘촛불혁명’의 정신은 흐릿해졌다.

 

3년전 가을 광화문은 혁명의 공간이었다. 그 만큼 절실했고, 단호했다. 새로운 세상, 나라다운 나라.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광장에 집결한 시민들의 염원은 똑같았다. 

 

▲ 류순열 경제 에디터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탄생했다. 스스로 쟁취한 게 아니다. 촛불혁명의 염원이 그들에게 권력을 쥐여줬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과 함께.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어떤가. 광장의 절실함, 단호함으로 새 세상을 열어가고 있나.
안타깝게도 기대가 꺾이고 있다. 희망의 빛이 퇴색하고 있다. 절실함, 단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 2기 내각 인선이 그렇다. 고위공직자 5대 원칙은 어디로 갔나.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이 중 하나라도 걸리면 고위공직자로 등용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래놓고 왜 하필 집을 세 채나 가진 인사가 국토교통부 장관인가. 초반 결기는 무뎌지고, “깐깐한 인사”는 공약(空約)이 되고 말았다.

 

청문회에서 “실거주 목적”이라고 강변해도, 세상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분당, 잠실, 세종에 아파트 한 채씩이다. 누가 봐도 잘 짜인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다.


김현미 현 장관은 “사는 집 말고는 파시라”고 했었다. 쇠귀에 경읽기였나. 고위공직자부터 따르지 않았다. 고위공직자 ‘2019년도 정기 재산변동’을 보면 여전히 다주택자가 수두룩하다.

 

최정호 국토장관 후보자도 그 대열에 끼었다. 경실련은 “국민들은 최 후보자에게서 1가구 3주택, 꼼수 증여 등 전형적인 토건 관료의 행태를 보았다”고 혹평했다. 

 

허탈하고 참담한 일이다. 촛불혁명이 낳은 문재인 정부를 군사독재정권의 바통을 이어받은 노태우 정부와 비교하게 될 줄 몰랐다.

 

노태우 정부야말로 혁명적이었다. 토지공개념 법제화와 북방외교를 펼쳤다. 이념의 덫에 걸리기 딱 좋은 정책들이었다. 특히 토지공개념은 그들의 지지기반인 기득권층의 이해와 충돌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밀어붙였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경제석학 박승은 “부동산값 상승이 불평등 심화, 국민생활 빈곤화의 근본원인이라고 보고 이 제도의 필요성을 누차 말씀드렸다”고 회고했다.  

 

인사는 정책의 시작이다. 다주택자가 국토부 장관이 되는 순간 수그러들던 ‘부동산 불패신화’는 다시 고개를 쳐들 것이다.

 

경실련은 “이런 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면 다주택자 과세 정상화, 불평등한 공시가격 개선, 소비자 중심의 주택정책 등 국민 다수가 원하는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요샛말로 ‘백퍼 공감’이다.

 

문재인 정부는 ‘광장의 함성’을 되새겨야 한다. 노태우 정부에 비교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류순열 경제에디터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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