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와' 시대 열어갈 새 일왕 나루히토는 누구?

김문수 기자 / 기사승인 : 2019-05-02 10: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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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외교관 마사코에 7년 구애 끝에 결혼
등산·음악 등 취미 다양,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
어린시절부터 건강유지 위해 등산·조깅 등 즐겨

나루히토(德仁·59)가 새 일왕에 즉위하면서 일본열도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그가 어떤 인물인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1일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 소식과 함께 그의 이력, 성품 등을 조명해 집중 보도했다.


▲ 새 일왕 부부의 과거 결혼식 모습으로, 지난 1993년 6월9일 당시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 왕세자비가 도쿄에서 웨딩 퍼레이드를 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1960년 2월생인 나루히토는 아키히토 전 일왕과 미치코(美智子·84) 왕비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조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범죄의 수뇌역할을 한 히로히토(裕仁·1901~1989) 전 일왕이다. 형제로는 남동생인 후미히토(文仁·53) 왕자와 여동생인 사야코(清子·50) 공주가 있다.


나루히토는 역대 왕족들이 부모와 떨어져 궁내청 신하들에 의해 길러진 것과 달리, '직접 자녀를 양육하고 싶다'는 아키히토 전 일왕 부부의 뜻에 따라 부모 슬하에서 자랐다.


특히 그는 왕족 중에서는 처음으로 유치원에도 다녔으며, 서른 살까지 아키히토 전 일왕 부부와 함께 살았다. 왕족 등 상류층이 다니는 학교로 유명한 가쿠슈인(學習院)대학교 부속 유치원 및 부설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을 나왔다. 대학에서는 역사학을 전공, 일본 중세의 해상교통사를 연구했다.  

1983년부터 2년 간 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교 머튼칼리지에서 템스 강의 수운사에 대해 연구했으며, 귀국해 가쿠슈인대학 대학원에서 인문과학 박사 전기 과정을 수료했다. 

유학시절 그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직접 빨래나 다림질을 했으며, 휴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펍에서 맥주를 마시고 산책 및 쇼핑 등을 하는 등 일본에서와 달리 자유로운 생활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나루히토 새 일왕이 영국 옥스퍼드 머튼대학에서 수학할 당시인 1983년 12월 친구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나루히토는 로맨티시스트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986년 일본을 방문한 스페인 공주 환영식에서 마사코를 처음 만난 후 호감을 가졌으며, 이후 청혼을 했으나 외교관으로 활약하고 싶었던 마사코는 청혼을 거절했다. 그러나 나루히토는 7년간에 걸친 끈질긴 구애 끝에 1993년 마사코와의 결혼에 골인한다. 

나루히토가 마사코에게 "평생 최선을 다해 지켜주겠다"며 청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일본 여성의 부러움을 샀다고 한다.


지난 1993년 6월9일 당시 두 사람의 결혼식은 일본 내외에서 크게 화제가 되며 보도된 바 있으며, 두 사람의 로맨스가 '헤이세이의 로맨스'로 불린다고 한다. 헤이세이(平成)는 아키히토 일왕 재위시 일본의 연호다.

한편 아내 마사코는 1963년생으로 외교관이자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을 지낸 오와다 히사시의 세 명의 자녀 중 장녀다.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어린시절을 모스크바, 뉴욕에서 보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귀국해 일본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하버드대학교 객원 교수로 가면서 다시 도미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법학과 재학 중 외무고시에 합격해 중퇴하고, 1987년 외무성에 들어가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나루히토와의 결혼으로 1993년 퇴직했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결혼 후 8년 만인 2001년 어렵사리 외동딸 아이코(愛子·17)를 얻는다. 그 전에는 한 차례 유산을 경험하기도 했다.

▲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 그리고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의 과거 단란했던 한 장면이다. 지난 2009년 5월2일 도쿄 우쓰노미야 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나루히토가 아이코 공주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게다가 마사코는 외교관 출신으로 일본 왕실외교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왕세자비가 됐다. 하지만 2004년에는 일련의 우울증인 적응장애 판정을 받고 요양생활에 들어가 15년 넘게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적응장애 판정을 받은 것은 엄격하고 보수적인 왕실생활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출신으로 활달한 성격이 왕실생활에 맞지 않은데다, 왕실의 대를 이을 수 있는 아들을 낳지 못해 마음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루히토는 아내가 적응장애 판정을 받은 그해 5월 기자회견에서 "마사코의 커리어와 인격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폭탄발언으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등산과 음악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과 함께 어려서부터 등산을 즐겼으며, 건강 유지를 위해 조깅도 꾸준히 하고 있다.


▲ 나루히토 일본 왕세자가 지난 2013년 7월 7일 도쿄에서 열린 가쿠슈칸대 동문 콘서트에서 비올라를 연주하고 있다. [뉴시스]


첼로가 취미인 부친의 영향으로 네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으며, 현재는 가쿠슈인대학 동문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서 비올라를 담당하고 있다.

나루히토가 지금까지 방문한 국가는 약 50개국에 이른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며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나루히토 일왕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평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위해 농담을 즐기는 등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라고 평가한다.


U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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