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공비결은 OOO, 주지훈 '킹덤' 시즌2 확정

홍종선 기자 / 기사승인 : 2018-11-09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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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 싱가포르서 2019년 라인업 발표
1년 투자예산 9조원 육박 글로벌기업으로 성장
개인화, 글로벌화 축으로 이야기시장 세계로 확대

▲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왼쪽)와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총괄프로듀서 겸 배우 로빈 라이트 [넷플릭스 제공] 

 

2018년 중반 발표한 1년 투자예산만 80억달러(8조9320억원). 단순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업체가 아니라 이미 세계 영상 제작산업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넷플릭스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넷플릭스가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아시아 기자들을 상대로 2019년 라인업을 설명하는 행사를 열었다. 아시아 각국 200여개 매체가 참가한 가운데 리드 헤이스팅스 창립자 겸 CEO,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 토드 예린 제품혁신 부문 부사장이 참여해 넷플릭스의 역사와 지향점, 운영 철학과 실제를 설명했다. 아시아 주요 국가의 콘텐츠 책임자 김민영(한국), 에리카 노스(태국), 심란 셰티(인도), 타이토 오키우라(일본)도 내년도 콘텐츠 전략과 윤곽을 드러낸 작품들에 대해 안내했다. '킹덤' '나르코: 멕시코' '엄브렐러 아카데미' 등 기대작의 총괄프로듀서나 감독, 작가나 주연배우가 참석해 작품의 주제나 현장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짧고 굵직한 소개 영상이 공개됐음은 물론이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가 다 되도록 계속된 행사에서 무대에 서는 사람과 베일을 벗는 작품이 바뀜에도 일관되게 반복된 얘기가 있다. 여기서 영상물 스트리밍을 시작한 지 15년, 캐나다를 통해 인터내셔널 서비스 가능성을 시험한 지 8년, 중국을 제외한 190개국을 통해 다양한 영상콘텐츠 물을 배급하고 제작한 지 2년 반 만에 세계 최대의 영상콘텐츠 공급자가 된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읽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넷플릭스=스토리, 그 자체라는 것이다. 지난 1997년 누구보다 앞서 새로운 영상 소비시대를 구상했던 사람들, 그 뒤 놀랍도록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제작해 TV를 통해서든 컴퓨터를 통해서든 모바일을 통해서든 언제 어디서나 영상물을 볼 수 있는 시대를 연 사람들의 마음속엔 21년 전에도 현재도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파트너는 전 세계의 창의성 넘치는 '스토리텔러'들이다.

믿기 어렵다고? 넷플릭스 임원들의 말만 되새겨 봐도 넷플릭스를 탄생시켰고 굉장한 영향력을 지닌 오늘의 위상을 만든 힘이 '스토리'였다는 사실, 전에 없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고 전하고 싶었던 타고난 '스토리텔러'들이 넷플릭스의 어제와 오늘을 만들고 있음이 확인된다. 

 

▲ 영상물 시청 패러다임의 전환을 말하는 넷플릭스 창업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제공]


먼저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딱딱할 수 있는 프리젠테이션을 흥미롭게 시작했다. 싱가포르의 카페에서 모닝커피를 즐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부터 화면에 띄웠다.

“오늘 아침에 싱가포르에 일찍 도착했습니다. 일본에서 휴가를 보냈거든요. 좀 푹 쉬었다가 싱가포르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커피를 마시는 거였어요. 싱가포르엔 맛있는 카페가 많거든요. (말을 더듬더니) 제가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됐어요. 이제 엔테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얘기를 좀 해 볼까요.”

사적이면서도 싱가포르에 대한 친근감을 전하는 스토리로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도 누그러뜨리고 마음의 벽을 한층 낮추며 얘기를 시작한 헤이스팅스는 우리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러다임이 바뀌어 왔고 그 새 장을 넷플릭스가 열었다고 말했다.  

 

▲  넷플릭스의 슈퍼히어로 신작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주역들  [넷플릭스 제공]

"120년 전 영사기의 발달이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120년 전에는 연극을 볼 수 있었고 영사기를 만든 후에는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됐죠. 그 후 영화가 주요 소통 수단이 됐습니다. 그 다음 텔레비전이 나왔고 이후 60여년 동안엔 텔레비전이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습니다, 그것도 집에서 영상을 볼 수 있게 해 주었죠. 오늘날 엔터테인먼트계에 또 다른 혁명이 생겼습니다. 인터넷입니다. 영화가, 텔레비전이 세상을 바꿨듯이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인터넷을 통해서 영화나 텔레비전 영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볼 수 있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온-디맨드(On-Demand),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할 때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몰아서 볼 수도 있고, 아침에 볼 수도 저녁에 볼 수도 있죠. 과거 우리는 밤새도록 책을 읽을 수는 있었지만 (방송에 종료시간이 있었으므로) 밤새도록 TV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가능합니다."

 

인터넷이 있고 넷플릭스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세계 어디서든, 원하는 때에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현실을 가능하게 하려면 다양한 이해와 요구,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 즐길 만한 영상 콘텐츠들이 넷플릭스에 가득해야 한다. 이 사실을 잘 아는 최고경영자 헤이스팅스는 "우리는 다름 아닌 스토리에 투자한다"고 강조했고, "다양한 형태의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과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엔터테인먼트이며 바로 넷플릭스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넷플릭스를 통해 스토리텔링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면서 변화의 방향은 두 가지, 세계화와 개인화라고 요약했다. 이 이야기는 토드 예린 부사장의 설명과 예시를 통하면 훨씬 쉽게 이해된다.

 

▲ 넷플릭스 제품혁신 부문 부사장 토드 예린 [넷플릭스 제공]


"영화에 대한 열정이 나를 이 자리까지 이끌었다"고 말하며 영화광임을 밝힌 예린 부사장은 "세계 어디서나 1700개 이상의 모든 디바이스(기기)에서 영상물을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세상에 시청의 자유를 부여했다"고 자사의 존재 의의를 분명히 했다.

또 세계 각국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경청하고 있다며 "일테면 인도 뭄바이, 태국 방콕의 시청자들은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아 실시간 스트리밍보다는 파일 다운로드를 원하더라.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개선해 나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계속 성장하고 있을 뿐이지 최고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열띤 목소리로 말하며 짧지 않은 예시 설명을 시작했다.

무척 생생하고 재미있었지만 요약해 전하자면 이렇다. 예린 부사장 자신, 18년을 한 방을 쓰고 있는 부인, 열두 살 난 아들의 넷플릭스 선호 영상물은 다르다는 것. 넷플릭스는 2000개의 클러스터 분석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보이는 초기 화면에 그런 취향을 반영해 추천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취향의 사람 모두가 이용 가능한 넷플릭스라는 점, 그 취향을 끊임없이 분석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한다는 점, 넷플릭스의 차별화된 '개인화' 전략을 쉽게 설명한 것이다.

부사장 역시 이러한 전략 축에 대한 설명을 "하나의 비밀을 말하고자 합니다. 기자분들은 비밀을 잘 지켜주시는 걸로 알아요(웃음). 내 아내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데요, 18년 간 같은 방에서 자는 아내에 관한 비밀입니다. (중략) 내 아내에게는 절대 말하시면 안 됩니다" 식으로 친근의 미덕을 지닌 스토리로 만들어 전했다. 

 

▲ 아시아를 넘어 세계 190개국에 공개될 드라마 '킹덤'의 주역들 [넷플릭스 제공]


부사장은 또 영상 콘텐츠 이용에 있어 국적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되레 30m 옆에 살고 있는 미국의 이웃보다 싱가포르나 남아공에 같은 취향의 사람이 살고 있더라"는 의미 있는 분석 결과를 전했다. 과거에는 한 나라에서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그 나라에서 소비되고 마는 일이 흔했는데, 이것이 얼마나 개인의 취향을 무시한 것이었는가를 부각시킨 것이다. 넷플릭스의 '세계화'가 유의미한 성과였음을 자연스레 강조했다.

"저를 아침에 벌떡 일어나게 해 주는 것, 넷플릭스에 대한 자부심의 근원은 글로벌 스토리라는 것입니다. 저는 영화 제작자였는데 미국에서 만들어져 미국 사람들이 보는 것으로 끝, 일본도 만들지만 그 나라에서 상영되고 끝이기 십상이었습니다. 미국의 영화를 다른 나라에 보내자면 수개월에 걸친 과정이 필요했으니 수개월 지나 낡은 파일을 보게 되는 것이었죠. 수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인도, 한국, 일본 것은 보기 힘들었고요. 이제는 어디서든 로그인만 하면 무엇이든 볼 수 있습니다. 소름끼치도록 자랑스러운 부분이에요. 이제 이 새로운 플랫폼 통해 더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려 합니다. 이야기를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가려는 것입니다."

'스토리의 보물창고' 넷플릭스를 운영하는 임원들다운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See What's Next Asia' 행사, 넷플릭스 오늘의 성공 비결뿐 아니라 내일의 기상도가 가늠되는 대목이다.

 

행사 말미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는 김성훈 연출, 김은희 극본, 주지훈 류승룡 주연의 글로벌 드라마 '킹덤'의 시즌2 제작을 공언했다.

 

"드라마 '킹덤'의 2편이 제작된다는 루머가 계속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루머가 아닙니다. 시즌1이 방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시즌2의 제작을 확정하는 경우는 드문데요, '킹덤'을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 저녁 1·2화 시사회를 보시면 여러분들도 왜 이런 결정을 넷플릭스가 했는지 아실 겁니다."

 

싱가포르=UPI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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